소년원생에 "새 삶" 심기 20년|광희 초등학교 백승주 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광희 초교 백승주 교사(42·여)가 2O여 년 동안 소년교도소 재소 생 등 불우 청소년들을 위해 위문공연을 하거나 교양서적을 보내주는 등 선도에 앞장서 지난15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인천사범학교를 나와 58년 신흥초교(인천시 중구 신흥동) 에 첫 부임한 백교사는 그해 인천 소년 교도소에서, 있은 충의소년대 발대식에 참석, 한때의 잘못으로 가죽과 사회로부터 격리된 재소 생들의 슬픈 눈망울을 보고 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바로 자신의 할 일이라고 결심했다.
불우한 환경에서 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한 청소년이 대부분인 재소 생들에게 백 교사는 소년 대 활동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고 위인전 등 각종 교양서적도 마련해 줘 정서가 메마르지 않도록 하는데도 힘썼다.
충의소년대가 2O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동안 재소 생들은 야영대회장이나 체육대회· 「레크리에이션」등 언제 어디서나 백 교사의 어머니 같은 손길을 느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참된 인간으로 탈바꿈 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되었다.
백 교사는 이들을 찾아다니느라 봉급의 절반이상을 들였고 갖가지 행사를 벌여오는 사이 혼기마저 놓쳤다.
70년 학교를 서울로 옮긴 뒤에도 매월 첫 일요일이면 백 교사의 발길은 빠짐없이 재소 생들이 기다리는 인천소년 교도소로 향했다.
백 교사는 75명의 재소 생들에게 일요일마다 떡과 과실을 가져갔고 생일을 맞는 재소 생들에게는 선물과 축하「카드」를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백 교사는 이와 함께 옮겨가는 학교마다 무용·합창· 「댄스」부 등을 이끌고 60년부터 매월 4차례씩 일요일을 이용, 서울 교도소와 수원·안양교도소, 서울소년원· 안양소년원 등지를 돌며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백 교사는 이 밖에도 김모군(19)등 2명의 고아를 친자식처럼 알뜰히 보살피고 학비를 대어주며 중학교와 기술학교까지 졸업시켜 떳떳한 사회의 일꾼이 되도록 했다.
백 교사는 앞으로도 『우리 주변에 많이 남아 있는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밀 알처럼 썩혀 보겠다』 고 다짐했다.<홍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