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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한국은 3% 중국은 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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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외로 나서는 중국 기업들이 무섭다.”

 지난달 25일 제주 롯데호텔.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선 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두렵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중국 기업이었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검색 포털업체인 ‘바이두’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된 ‘알리바바’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었다. 바이두는 한때 ‘중국의 구글’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최근 “구글을 잡겠다”며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을 영입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네이버의 ‘라인’과 카카오의 ‘카카오톡’이 발을 들여놨지만, 업계에선 알리바바가 상장 이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한·중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자동차 분야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 규모인 자국의 자동차 시장을 지키기 위해 ‘합작’ 형태로 자동차산업을 키워왔다. 다임러벤츠와 손잡고 ‘베이징벤츠’를 세우고 현대차와 함께 ‘베이징현대’를 세우는 식이었다. 토종 브랜드 육성에도 나섰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상하이기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507만3000대에 달했고, 둥펑기차는 353만5000대 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내수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올 3월엔 둥펑기차가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인 PSA푸조시트로앵의 지분 14%를 인수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우리의 전통 수출시장에서 한·중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7%에서 2013년 3.1%로 0.4%포인트 올라간 데 반해 중국은 3.9%에서 12.1%로 급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보기술(IT)·조선 분야에서는 우리가 중국보다 경쟁력이 우위에 있지만 철강과 기계 등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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