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손본다' … 조희연 첫날 한 일은 재평가 TF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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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봉근 기자], [교육청], [뉴시스], [뉴스1]

다문화학교 방문, 토크콘서트, 취임식 인터넷 생중계.

 6·4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은 1일 특색 있는 취임 행사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를 감안해 검소하게 치르면서도 교육현장에 일어날 변화를 암시하는 행사도 눈에 띄었다. 내용면에서는 일반고 지원, 혁신학교 도입, 인성교육 강화 등이 많이 거론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식 대신 오후 3시 다문화학교인 용산구 보광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초등생·학부모·교직원을 만나 ‘다문화와 열린 세계시민교육’을 주제로 두 시간 동안 간담회를 했다. 그 뒤 교육청사로 돌아가 학생·교사·학부모 등 50명과 구내식당에서 김밥을 먹으며 대화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관련 태스크포스(TF) 활동도 시작했다. TF는 자사고 평가를 조 교육감의 정책 방향에 따라 재구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달 말까지 마칠 예정이었던 평가에 ‘공교육 영향평가’ 등 새로 당선된 진보교육감의 철학을 반영할 지표를 추가해 8월 중순까지 재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100점 만점에서 70점에 못 미친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대해 “10여 년간 이어져 온 전교조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교육행정은 맞지 않다”며 “여야 의원, 다른 교육감들과 정기국회에서 교원관계법(교원노조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로 대신한 취임사에선 “학생들을 중학교까지 입시교육·성적·등수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겠다. 서울시와 함께 TF를 만들어 마을과 학교의 경계를 허물겠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취임식을 생략하고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수원 이목중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직접 맞았다. 오후엔 청사 소강당에서 학생·교사·학부모 등 90여 명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의 취임식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학생들과 함께 통학버스를 타고 등굣길 안전을 점검하면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직원 월례조회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이청연(인천)·김석준(부산)·장휘국(광주)·장만채(전남)·김병우(충북)·최교진(세종)·이석문(제주) 교육감은 외부 인사 초청을 자제하고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렀다. 이들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또 혁신학교 도입과 일반고 지원, 무상교육 확대, 진로 체험교육 내실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보수 성향의 이영우(경북)·우동기(대구)·김복만(울산)·설동호(대전) 교육감도 각각 취임식을 열고 인성교육 강화, 사교육비 절감, 안전한 학교 만들기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영우 교육감은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많이 배출된 것은 보수·진보가 많은 토론으로 우리 교육을 더 발전시키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이런 뜻을 받들어 보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의 임기는 2018년 6월 말까지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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