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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가능성 커진 무역·건설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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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적 격변은 당연한 결과로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
수개월동안 상품수입이 묶인데다 심리적 불안이 가중돼 수요의 탄력성이 적은 생필품은 가격이 크게 뛰었다.
쌀의 경우 혁명전 1kg에 4백20원하던 것이 5월에는 7백원에 거래되고있었다. 쇠고기는 같은비율로 가격이 올랐으나 구입이 어려운 형편이었다.
실업자문데를 제외하고라도 외국인 철수후의 변화는「서비스」업계의 불경기로 나타났다.
혁명전엔 좀처럼 얻기 어려웠던「호텔」방도 거의가 비어 어느때라도 바로 예약할수 있게됐다.
혁명전 3만부나 됐던 영자지「테헤란·저널」지가 지난 3월2일이래 신문발행을 중지한 것은 정치적인 이류도 있겠으나 외국인 철수로 독자가 줄어 발행부수가 3∼4천부로 떨어진데다 광고수입이 없었던게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지난3월7일부터 10주만에 다시 수출을 시작한 석유는 요즘 일산4백만「배럴」수준(혁명전6백만「배럴」)을 기록하고 있으나 아직 외자부족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전70대1이었던「리알」과「달러」의 환율은 1백대1(환전상 기준)수준이지만 아직 은행에서「리알」을「달러」로 바꿀수 없는 상태였다. 심지어 고객의 구좌에 있는「달러」마저 은행이 내주지 않고 있다.
혁명정부는 최근 외국은행을 포함, 국내36개은행을 모두 국유화한데 이어 보험회사까지 국유화함으로써 금융의 국가통제를 단행했다.
이조치는「이란」내 금융의 부조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부정적인 요소들로해서 모든 업무가 정상을 되찾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것으로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려했던것보다는 빨리 정상으로 회복될 기미도 엿보인다.
혁명의 이념은 어떻든 상품과 건설수요는 계속될것이고 이점에서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도 계속될것으로 봐야한다.
김동휘주「이란」한국대사는『혁명정부의 대한국관이 매우 우호적이므로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두터운 우호관계를 다져나가야한다』고 전제, 『목전의 이해득실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협력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작년의 12월5일현재 1만3천3백30명(해외주재원가족포함)에서 꼭 반년만에 1천5백명 수준으로 대폭줄었고 다른 외국인들도 같은 비율로 줄었다.
종전에 15개사가 진출했던 한국의 종합상사는 현재 삼성물산을 제외하곤 모두 철수했다.
원유수출재개로「오일」자금이 들어오고 있어 멀지않아 제한된 범위안에서 수입이 다시 활발해질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조림등 식품류수출은「이란」의 외자부족과 관계없이 무난할것으로 보이며「시멘트」등 혁명정부가 강조한 서민주택건설자재, 농기구 및 비료, 섬유류 원자재「타이어」등이 수출대상품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대사관의 조남홍상무관은『수입상들이 개점했으므로 한국상사들도 다시 진출할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의 정담「테헤란」지점장도『애로는 있으나 수요가 있는 이상 수출업무는 중단할수 없다』고 말했다.
종전에 15개였던 한국의 건설업체들도 삼성종합건설(전신원개발)을 제외하면 장비유지관리 및 자재보관 관리를 위한 요원만 남기고 거의 철수했다.
「이란」남쪽「반다르샤푸르」항구의 창고건립공사를 맡고있는 삼성종합건설은 아직「테헤란」에 지사를 남겨두고 있으나 근로자 보충문제등 애로에 봉착, 공사가 별진척을 보지못한채 직원 18명이 대기상태에 있다.
혁명정부는 50%이상의 공정을 기록하고있는 외국인업체에 대해서는 공사계약의 이행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은 진행중인 공사 재개 협상과정에서 건설단가에「인플레」로 인한「코스트·푸시」문제가 반영되고 한국근로자에 대한 안전보장과 입국「비자」 및 노동허가알선, 현지인 취업률에 대한 협의가 사전에 이뤄지고 충분한 공정기간이 약속되면 건설진출은 다시 가능할것으로 내다봤다.
대사관측은 앞으로는 외국인 근로자 진출이 상당히 억제될 것이고 산유시설공사등에서 중·고급기술자들만이 취업이 가능할것으로 전망했다. <끝> 【테헤란=조동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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