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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간편해 좋아요 … 잘 나가는 세컨드 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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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일부 기능을 특화해 틈새를 노린 소형가전 제품이 인기다. 왼쪽부터 필립스 무선청소기 ‘파워프로 듀오’, 삼성전자 ‘포터블쿨러 쿨프레소’, 보국전자 ‘에어서큘레이터’, LG전자 ‘스타일러’, 위닉스 ‘뽀송’제습기. [사진 이마트·롯데하이마트]

이미희(36·강남구역삼동)씨는 최근 ‘에어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를 샀다. 5살 아이 때문에 이제부터 에어컨을 자주 켜놔야 하는데, 에어서큘레이터를 함께 쓰면 전력 소비를 30%가량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서다.

 ‘틈새가전’ ‘세컨드가전’ 바람이 거세다. TV·냉장고·세탁기 등의 보급율이 100%에 이르자, 일부 기능에 특화해 틈새 시장을 노리는 제품들이 눈길을 끄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제습기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제습기의 매출 신장률은 109%에 달해 소형가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도 인기가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보다 25% 더 팔렸다.

 제2의 제습기로는 에어서큘레이터가 유력하다. 바람을 멀리 보내는 공기순환형 선풍기다. 일반 선풍기가 공기를 4~5m 보내는데 비해 20m까지 보낸다. 에어컨과 함께 쓰면 설정온도를 5도 가량 높여도 체감 온도는 비슷하다. 올 5월부터 6월 29일까지 이마트에서 서큘레이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로 늘었다.

 현대홈쇼핑은 올 4월부터 ‘라니 의류건조기’를 렌탈로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총 5회 방송했는데, 한회당 평균 8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틈새가전의 인기는 점점 아열대화 되는 한국의 기후와 관계가 깊다. 임동엽 현대홈쇼핑 생활MD는 “습하고 더운 날이 많아지면서 의류건조기도 제습기와 더불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생활 패턴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도 한다. 전기레인지가 대표적이다. 롯데하이마트에서 올들어 6월까지 지난해의 두배가 팔렸다. 롯데하이마트 김은상 바이어는 “안전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화재 위험이 적고 청결하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이 늘었다”며 “부엌에서 가스레인지를 쓰면서 식탁에서는 전기레인지를 따로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선 스틱 청소기의 인기도 달라진 생활습관 덕이다. 맞벌이와 싱글 가구가 늘고, 애견 인구가 늘면서 원하는 공간만 간단하게 청소하는 것으로 청소패턴이 변했다. 이마트 측은 “일반 청소기가 있어도 무선 청소기를 추가로 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에서 올 상반기 일반 청소기 매출은 1.2%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는 100% 매출이 늘었다.

 맞벌이와 싱글족이 늘면서 하이마트에서는 올 상반기 미니 세탁기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늘었다. 작은 크기에 무게도 6.5㎏에 불과한 이동형 에어컨도 틈새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옷을 걸어놓으면 주름 제거, 건조, 살균 등을 해주는 의류 관리기 LG스타일러는 렌탈 시스템으로 바꾼 뒤 보급이 늘었다.

바디프랜드는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밥하기 직전 쌀알의 껍질을 벗겨내는 가정용 현미 도정기 ‘맘스밀’을 출시했다. 김홍극 이마트 가전담당 상무는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세컨드 가전이 새로운 가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소형가전 상품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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