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안 된 병원차트 스캔은 무용지물...하드디스크 낭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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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의료원 김성수 의료정보실장이 병원에서 생산되는 정보의 전산화 조건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차트를 스캔해서 저장하는 것은 쓸데 없이 하드디스크를 낭비하는 것밖에 안 된다."

최근 병원에서는 종이 차트가 사라지고 있다. 차트를 스캔해 보관하는 이미지 형태의 차트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차트를 스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차트가 분류되지 않은 상태로 보관되는 이상 빅데이터로서 활용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연세의료원 김성수 의료정보실장은 지난 27일 중앙일보 헬스미디어가 '병원의 성공적인 미래, 빅데이터와 특허에서 찾다'를 주제로 개최한 빅메디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먼저 연세의료원의 빅데이터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연세의료원에 연간 초진으로 오는 사람이 45만2701명, 재진환자까지 합치면 234만8515명으로 월 평균 19만55710명"이라며 "이렇게 연세의료원이 갖고 있는 데이터가 약 360테라바이트"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데이터 확보보다 데이터 정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쏟아져 있는 데이터를 각 방에 정리해야 한다. 차트를 스캔해서 저장하는 것은 쓸데 없이 하드디스크를 낭비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차라리 종이차트로 보관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자료를 정리하지 않고 보관하면 찾기만 더 어려워진다"며 "데이터는 갖고 있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얘기다.

▲ 연세의료원 김성수 의료정보실장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 로봇수술을 엄청나게 하고 있는데 로그파일을 우리가 건드릴 수 없다"면서 "이 자료들을 이용하면 좋은 로봇을 만들 수 있지만 이 자료들은 다빈치를 업그레이드 하고 참조하는 자료로 쓰일 뿐 대부분 버려진다. 불공정 계약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생산되는 자료 중에는 활용가치가 높은 자료가 풍부하지만 계약 등으로 인한 현 실정 상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런 식으로 나가면 결국 빅데이터로 돈을 버는 곳은 오라클밖에 없을 것"이라며 "라이센스 비용 다 지불하면서 빅데이터로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본다. 병원들은 빅데이터 이용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 빅데이터는 최종적으로 공공자산"이라며 "공공에서 관리해 주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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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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