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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의리를 저버려선 안 돼" … 김 "선거, 대통령 의존 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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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서청원(왼쪽)·김무성 의원이 휴일인 29일 각각 서울 여의도 캠프와 당사에서 기자간담회와 기자회견을 했다. 서 의원은 “수평적 당·청 관계 및 여야 간 생산적 경쟁관계를 정착시켜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대표가 되면 재·보선에 올인하겠다. 차기 대선 승리의 주춧돌을 놓겠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뉴스1]

새누리당 당권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은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 간의 충돌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 의원은 29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 권력을 꿈꾸는 한 정치인의 대권가도가 아니다. 위기의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책임대표를 뽑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 의원은 “이제 1년여밖에 안 된 박근혜 정부를 레임덕에 빠뜨리고 스스로 ‘정권의 후계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어리석은 일”이라며 “국정 책임을 함께하는 동지로서 야당에 부화뇌동해 동지를 저격하고 대통령 공격에 가세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김 의원이 ‘미래로 포럼’ 특강에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독선으로 빠진다”며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서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길 기다렸다는 듯이 과거의 의리를 저버려선 안 된다. 집권 여당 지도자가 될 사람이 더더욱 그래선 안 된다”며 “힘이 있을 때는 눈치를 보다가 힘이 빠져 외로울 때 자기 살 길만 찾는 것을 우리는 의리라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27일 서 의원 측과 거칠게 각을 세웠던 김 의원은 이날은 ‘치고 빠지기’ 작전을 구사했다. 김 의원은 오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7·30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가 힘을 받느냐 받지 못하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저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7·30 재·보선에 올인하겠다.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당의 밝을 미래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6월 지방선거처럼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더 이상 보여선 안 된다”며 “대표가 되면 바로 재·보선 현장으로 뛰어들겠다. 대표 사무실을 비우고 현장에서 먹고 자고 유권자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 공심위를 향해 “국민이 사랑하는 후보, 지역 주민이 원하는 후보가 필승 후보다.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가 반영된 상향식 공천의 뜻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의원이 서 의원 공격보다 재·보선으로 이슈를 비튼 것에 대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제 김 의원의 경쟁자는 서 의원이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라는 점을 부각하고 서 의원 측의 네거티브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아도 대세에서 앞선다는 걸 부각하려는 것”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도 “7·30 재·보선에 거물 영입이 맞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여론조사를 해봐서 (경쟁력이) 안 되면 과감히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 의원 측이) 자꾸 내가 대표를 하면 대통령이 어려워진다고 모함을 한다”며 “친박 대 비박 프레임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 나는 박 대통령을 도와 지지율을 회복하고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전대에 출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7·30 재·보선을 앞두고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당내에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약칭 새바위)’라는 혁신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새바위 위원장은 박근혜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이 맡고,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등 최대 9명의 원내·외 인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30일 비대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새바위는 7·14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의 도덕성 검증과 네거티브 방지 기능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혁신 노력은 새누리당이 혁신의 대상이 되느냐, 혁신의 주체가 되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정하·김경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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