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한지?은 세계세력균형 위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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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헨리·키신저」전미국무장관은 13일밤 문화방송이 마련한 김경원 국제정치담당 대통령 륵별보좌관과 대담을 갖고 한우도문제를 비롯, 국제정세에 관해 그의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주>
김경원 특보-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을 방문했는데 처음 방문인가?
「키신저」-처음이다. 판문점을 방문하고 비무장지대가 보이는 한대대 (239고지)를 찾아보았다. 특히 놀라운 인상을 받은 것은 ①전선이 서울과 매우 가까와 안보문제가 심각하다는 것과 ②한국군의 헌신적인 방어태세 ③땅굴시찰이었다.
김=귀하가 공직을 떠난 후 친소공산세력확대, 미·일·중공관계 정상화, 「베트남」의 「캄보디아」개입, 중월전 등 일련의 정세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정세변화에 비추어 귀하의 극동사태에 대한 견해는?
「키신저」=첫째 75년이래 여러 가지 지정학적 변화가 있었다. 공산주의자들은 폭력이외의 수단으로써는 정권을 얻지 못했다. 공산당이 자유선거에서 승리한 적은 없다. 「앙골라」 「이디오피아」 「자이레」에 대한 침공, 「아프가니스탄」과 남「예멘」에서의 공산「쿠테타」,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 등은 팽창주의의 징조로 모든 자유민에 대해 중대한 관심거리가 돼야겠다.
다음은 중공의 반응이다. 중공의 「베트남」침공은 앞서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동남 「아시아」의 월남의 지배에 대해 중공은 저항을 느낀 것이다.「폴·포트」정권은 살인자 집단이니 말할 나위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 집단의 성격보다는 그 독립성 때문에 전복된 것이다. 「베트남」은 日·중공조약이 있었고 미·중공정상화 움직임, 그리고 소련과 중공과의 우호협력조약 등에 힘입어서 「캄보디아」를 공격했다.
따라서 「아시아」에는 팽창주의가 팽배하는 경향이 있고 자국의 독립에 관심을 가진 나라들은 서로 협조해야하며 필요하다면 미국과 협조해야한다고 본다 .이점은 한국의 경우 특히 그렇다.
김=과거 10년 정도를 놓고 볼 때 소련의 군사력은 서방측 안보에 여러 중대한 문제를 던져줄 정도로 증강 되어오고 있다.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키신저」-먼저 세계를 격리된 지역별로 나누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견해로는 미국이 세계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있는데 이는 세계의 세력균형이 미국에 불리하게 움직인다면 모든 우방의 안전이 커다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되면 우리의 우방들은 대내적인 불안에 빠지거나 힘있는 나라와 어느 형태로건 화해를 하게될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인 안목에서 우리자신을 위해 힘의 균형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
남의 나라를 도와준다거나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런 의무가 있다.
「아시아」지역에는 모든 강대국들, 측 소련·중공·일본·미국. 또한 보다 가볍긴 하지만「유럽」의 이해로 교차되고 있다. 여러 세기를 두고 한우도는 이 지역의 거의 모든 나라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그 이유는 한우도의 전략적 위치와 한국민의 활력때문이다.
만일 한국이 외부세력으로 인해서 중대한 소용돌이를 겪는다면 이 지역에 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리라고 보지만 이 또한 세계적인 안목에서도 우리가 우방들을 보호할 수 없게되며 멀리있는 나라들도 그들 나름의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안보에 관심이 많지만 우리의 정책은 한국의 안보를 일본에 대한 필요성과 연결시키고 싶지 않다.
우리가 우방들에 성의를 다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 이 세상에서 멀지않아 친구를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추상적인 우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자신의 이익의 문제다. 가장 신뢰성있는 동맹이란 쌍방의 이익을 포함하는 것이다.
김=과거에 일부 미국사람들은 한국이 오로지 일본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했으며 따라서 한국과 일본의 안보관계를 성공적으로 단절시킬 수만 있다면 미군이 철수하든 안하든 별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줄로 아는데….「키신저」-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처음 한국에 군대를 보내기 시작했을 즈음까지도 우리는 일본을 적국으로 여겨왔다. 물론 일본과 미국의 관계는 중요하다. 미국은 일본과 우호관계를 갖고있는 동시에 한국과도 우호관계를 갖고 있으며 한미관계는 오히려 일본보다 먼저 맺어진 관계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우방들을 단순히 상품처럼 대할 수는 없다.
물론 한국안보가 일본안보에 다소 영향을 끼칠 것이지만 우리가 한국을 방어하는 것은 일본만을 위해서거나 미국만을 위해서거나 또는 한국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김=그것은 세력균형을 유지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인가?
「키신저」=세력의 균형이 없이는 안보도 없다.
김=세력균형을 유지할 필요성을 논할 때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소련의 군사력이 극동에서 끊임없이 증강되어 오고있는 사실이 서방안보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키신저」=미국역사의 초기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은 우리들을 보호하고있는 넓은 대양이 있었고 영국해군이 있었기 때문에 세력균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미국의 정책이 여러번 우여곡절을 거듭한 것은 우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적인 바탕 위에 세력균형을 유지해야한다는 점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고롱스러운 과정이었다.
그중 하나의 징조가 귀하가 말한 그 현상이다. 1963년이래 소련의 군사력은 실제로 약30∼40% 증대된 반면 미국의 군사비는 실제로 감소되어왔다.
오늘 미국의 군사비는 1963년 보다 약10% 절감했다. 예산 중 약60%는 인건비로 충당되고있는데 비해 소련의 군사비는 겨우 25∼30%만이 인건비로 쓰인다. 다시 말해서 소련의 군사비는 보다 많은 부분이 군사비확보에 투입된다는 사실이다. 몇십년이라는 기간을 두고보면 이것이 군사적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추세를 변경시켜 미국의 군사시설을 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앞으로 10년간의 한국정세는 어떻겠는가?
「키신저」=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안보이다. 그래서 미국과 한국은 다같이 한국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 충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안전보장이 이룩됐다는 가정아래서 앞으로의 10년을 전망한다면 그때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어있거나 선진국수준에 접근해있게 돼서 물질적인 진보가 눈부실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북한은 경제적 후진국으로 머물러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불공평한 견해를 가진 사람이라도 한국의 미래가 평?측에 의해서 결정되리라고 믿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은 한국의 산업은 북한이 자체무력만으로는 감히 한국을 공격할 염두를 못낼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본다.
따라서 한국의 가장 큰 위협은 군사적 도발과 국내 불안점이다. 한국이 국내적으로 안정되고 경제발전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김=앞으로 10년이후건 15년후건 중공이 공업국 내지 군사적 강국으로서 등장할 경우 세계전략균형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는가?.
「키신저」=비록 중국사람들이 아주 재능있는 국민들이고 근대화를 위해 그들의 지도력을 집중시킨다고 해도 앞으로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은 외국에 대한 영향력을 늘려 가는데 있어서 그들의 군사적 우월성보다는 문화적 우월성에 의존해왔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만일 우리가 중공과 다른 나라사이의 관계를 확대시킬 수 있다면 중공의 정책은 평화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디로부터 오는 팽창주의일지라도 항거를 해야한다. 그러나 그렇게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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