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반서 혼전…영국총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오는3일영국총선거는현상유지의 대명사인 보수당이「광범위한 개혁」을 주무기로 공세를 취하고있는데 대해 노동당쪽이오히려「현상유지형의 정강정책」을 방패로하여 수세에 몰리는「아이러니컬」한 양상을 보이고있다.
이와같은 양상은 영국사회가 1945년이래 점진적으로 이루어온 사회주의적 복지국가의 바탕을 노동당에서는 최소한 유지하려고 하는데대해 보수당에서는 이를 허물어뜨리고 순수한 자본주의체제로의 복귀를 추구하고 있기때문에 빚어지고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대처」보수당당수는 보수당파 노동당간에 의견차이가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받고『그것은 국가의 역할』이라고 대답했다.「대처」는 국가란 개인과 사기업의창의력을 장려하기위해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여야된다고 말했다.
그와같은 주장은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요람에서 무덤까지』국민 복지를 국가가 맡아서 보강하자는 노동당 정책과는 정면으로 충돌하는것이고 노동당이 주장하듯 영국사회를 40년정도 후퇴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국의 양대청당은 비단이번만이 아니고 늘 그렇게 충돌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두가지 점에서 과거보다 충돌의 강도가 훨씬 높다.
그 하나는 영국국민들간에 퍼져있는 좌절감이다.『영국을 지배하는것은 정부냐 노조냐』 는 문제가 정치의 가장 뜨거운「이슈」로 등장했던 70년대초 이래로 노사간의갈등은 한치도 발전하지못했고 경제적으로는 계속 성장율이 저조해서 이제 EEC(「유럽」경제공동체)국가중 하위권으로 밀려나가고 있다.
제국판도의 와해에 따른 후유증을 동반한 이런 현상은 엄밀히 따져 노조나 노동당의 탓만은아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이느껴온 좌절감은 속죄양을 찾고있고 그 눈길은자연 지난5년간 집권해온 노동당과 그 지지기반인 노조로 쏠리고있는 것이다. 보수당은 그 물결을 타고있는 셈이다. 노조원 스스로가「노조의 횡포」를 규탄하는 예를종종 볼수있는것으로 판단하면 그 열도를 알수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보수당이 노동자층 가정주부들에 깊이 침투했는데 비해 노동당은 잃어버린만큼을 중산층에서 보충하지 못하고있다.
다른 하나는「대처」여사의 극우적 성향이다. 자수성가한 사람의 독선을 극렬하게 풍기는 「대처」여사는 일반의 좌절감을 극우적인 발언으로 선동하고있다.
예컨대①교육평준화중지 ②극빈자주택보조제한③사형제도부활④부유층 소득세경감⑤국유화 철페등이다.
외교정책면에서는①국방력강화로 소련위협에 대처하고②「로디지아」의백인세력주 도하의「내부해결」을 지지한다는 것외에 구체적 정책은 밝히지 않고있다.
이와같은 철저한 우파적 정책은 복지국가건설이념 자체에는 정면도전하지 않은 보수당의 좀전입장과는 거리가 많다.「대처」스스로도 자기를「반동적」이라고한 노동당의 비난을 『물론이다』라며 오히려 환영하고있다.
이런「대처」여사의 강경노선은 끝까지 상당한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종반에 접어들면서 반응이 급선회하기 시작했다.
2주일전 보수당지지율이 노동당에 비해 14%앞섰던것이 25일에는 5%로 줄어들었고 투표일을눈앞에 둔 29일에는 다시 3%로 축소했다.
첫 흥분이 가라 앉으면서 유권자들의 분위기는「대처」의 강경노선이 영국국민들의 보수적 기질에는 지나치게 큰 충격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것같다.
현재 상황으로는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노동양당이 모두 뚜렷한 과반수 안정의석을 얻지못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런던=장 두 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