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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군사 두 마리 토끼 노린 시베리아 제2철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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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시베리아」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74년 이후 야심적으로 진행되고있는 제2「시베리아」철도인「바이칼」∼「아무르」(BAM)철도의 84년 완공을 앞두고 소련 정부는「시베리아」전역에 걸친 개발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바이칼」호의 「울칸」으로부터 동부「아무르」강에 이르는 전장 3천2백㎞의 이 철도는「시베리아」의 자원지대를 관통하는데다가 기존 「르랜스·시베리아」철도와는 달리 중공포화의 착탄거리를 벗어나 있어 경제 및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베리아」자원을 국내수요에 충당하고 남아도는 천연「가스」등 자원은 서독 등지에 장기공급하고 그 대신 들여오는 선진산업시설로 경제개발을 꾀하는 한편 중공국경 가까이 또 하나의 철도로써 2중방위선을 구축하겠다는 장기포석이다.
BAM「루블」(8조원)이나 들만큼 규모도 크지만 그만큼 건설에 어려움도 많다. 해발 2천6백m의 고원지대를 지나 때로는 끝없는 늪지대를 관통하기 때문에 전장의 70%이상이 6m높이의「시멘트」구축물위에 선로를 부설해야하는 작업이다.
여기에 하루 15만 명 이상이 필요한 소요인력을 채우기도 힘들다. 많은 군인과 죄수들이 투입되고도 모자라 일반노동자의 확보를 위해 현지임금을 도시수준의 3배 이상으로 끌어 올렸고 연간 36일의 유급휴가에다 3년 이상 근무하면 도시에서는 구하기 힘든 희망직장·자동차 구입을 정부가 알선하는 등 특례가 많다.
BAM철도건설은 극동지역 소련구사력의 증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중공과의 불화가 지속되는 한 중공과 인접해있는 지금의「시베리아」철도의 활용이 제한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BAM철도 인군데 연산 3억2천만t규모의 세계 최대「류멘」유전이 있고 그 밖에 「가스」·철·목탄·목재·「우라늄」등의 자원보고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 지하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노보시비르스트」시의 「아카뎀로로도흐」연구소 인원이 4만 명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오는 84년 준공되면 철도 연변에 60개, 그리고 자원지대에 1백50개의 신흥 도시가 생겨「시베리아」의 완전한 소련 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던 미국과 일본이 소련의 극동군사력 강화에 의혹을 품게된데다 중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자금과 기술의 공여약속을 깨버림으로써 소련의 야심적인「시베리아」개발의 꿈은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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