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기류 예보한 파란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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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회기 2주일을 마치고 30일 페회된 제1백1회 임시국회는 10대국회의 기류를 예보했다.
총선거후 첫번째 소집된 이번 국회에서는 9대의 「정치부재」에서 벗어나 「체제내정치」가 어느정도의 폭으로 허용될 것인가가 관심사였다. 그런데 「체제」는 더욱 분명하게 울타리가 쳐지고 정치의 융통성과 여유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백두진의장 선출파동과 손주항의원 석방요구결의안 처리과정에서 이 울타리는 실감되었다.
유정회 소속인 백의장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됐다. 국민회의는 대통령도 선출한다. 고로 신민당이 지역구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백의장의 국회의장선출에 반대한다면 이는 중대한 체제도전이다. 이러한 3단논법의 체제논리로 여당은 타협의 여지없이 신민당의 반대방식까지 문제삼았다.
손의원석방결의안에 대해서도 여당은 그의 긴급조치위반 혐의내용이 체제를 부인하는 것이란 이유로 부결시켰다.
이런 가운데서 유정회가 남북대화촉구결의안을 여당안으로 제출하자 신민당은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주었다.
신민당은 9대국회페회로 자동페기된 혜정심의기구 구성결의안, 긴급조치해제 건의안, 정치범석방건의안을 다시 제출해 점진론적 장기목표를 일단 내걸었다.
공화당과 유정회는 비록 파란이 일어나긴 했지만 원구성이 무사히 끝났을 뿐아니라 선거과정의 잡음과 물가고등 경제문제등을 1차청산하는 총선결산국회가 무난히 끝난것을 홀가분하게 생각한다.
신민당은 선거부정과 물가·과외공부등 사회부조리를 부각시킨 것을 득점으로 평가하고있다.
대정부질문에서는 정치풍토등 현실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한 송원영신민당총무와 특히 행정부외경증의 여당의원입장올 초월해 경제문제들올 신랄하게 추궁한 공화당의 이만섭의원의 질문이 돋보였다는게 중론.
김종필 정일권 박종규(공화), 이후낙의원 (민정)등 소위 중량급의원들이 열심히 회의에 참석해 간혹 발언이나 막후 영향력올 행사한 것도 9대국회에선 보기힘들었던 풍경이다.
그러나 회기초의 백의장파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 초선을 모함한 상당수 의원들의 소극적인 자세와 행정부측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로 많온 문제가 겉핥기식으로 넘어간 것등은 반성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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