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 천식 치료제로 고칠 수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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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으면 난청의 위험이 생긴다(중앙일보 DB)

자기도 모르는 새 목소리가 커졌다고 핀잔을 듣는다면 소음성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나에게만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어폰 사용 증가와 직업간의 연관성 등으로 10~30대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귀울림(이명) 등 증상을 동반해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들지만, 별 다른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소음성 난청의 치료물질을 새롭게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소음성 난청의 발생 기전이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의 유발 과정과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현재 사용 중인 천식 치료제를 난청 치료물질로 개발, 빠른 시기에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주대 의대 박상면 교수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박정섭 박사는 천식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가 소음에 의해 활성화되고, 이것이 청각기관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3일 밝혔다.

소리는 고막의 떨림이 내이(內耳)의 달팽이관을 거쳐 중이에서 외이(外耳), 청신경순으로 전달되면서 인식된다. 이 중 한 부분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연구팀은 달팽이관에서 소음으로 인해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되면서 세포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3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이 때문에 청력이 손상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체계나 MMP-3를 억제하면 소음성 난청 치료가 가능하다는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는 천식 등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에 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소음성 난청의 발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계를 억제함으로써 천식 치료 등에 활용되는 ‘몬테루카스트’를 소음에 노출된 생쥐에 투여하자 청력 감소가 줄어들고, 청각세포의 사멸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앞서 몬테루카스트가 15년 이상 안전하게 처방되어 왔기 때문에 임상시험 통과 여부에 따라 조기 실용화도 가능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6월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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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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