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롯데삼강 임시주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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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0일 상오10시 무역회관 9층에서 열린 롯데삼강(대표 유창순) 임시주주총회는 회순도 2개, 의장도 2명, 사회자도 2명인 쌍두마거였다.
유창순회장이 의장석에 을라가자 이날 총회를 소집한 소액주주대표 임창수씨가 자기가 의장이 돼야한다고 유회장을 밀어내는 바람에 두 사람은 서로 「마이크」를 잡겠다고 끝까지 승강이를 벌였다.
소액주주가 총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실력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쨌든 이날 총회는 의장단이 마비되는 혼란 속에 폐회선언도 못한 채 장소사용시간 2시간을 넘겨 모두 내쫓기는 희극으로 끝났다.
이 롯데삼강 임시주총은 상당히 큰 충격과 화제를 던졌다.
우선 소액주주가 소집한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대표가 총회를 운영하든가, 아니면 회사집행부가 맡아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현행 우리나라 상법에는 명문규정도 없고 판례도 없지만 일본의 판례(53.9.2, 동경지판)는 집행부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비록 이론상 모호한 점이 있긴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주식지분 5.42%의 소액주주가 의사의 최고의결기관인 주총을 지배하겠다고 실력행사를 했다는 것은 기업 경영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특히 기업을 공개하고 정부의 권고대로 지분비솔을 낮춘 경영주들에게 이 같은 사태는 바로 경영권을 불시에 뺏길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이기도 한 때문이다.
소액주주가 임시주총소집읕 요구한 것은 회장유창순씨와 신준호이사가 삼강과 경쟁관계에 있는 롯데제과의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는 것 등을 주요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소수주주들이 모종의 저의를 갖고 집행부를 귀찮게 하는 것이라고 해석, 앞으로 정기주총에서 모든 사실을 해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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