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업들도 『내집갖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건축경기의 전반적인 침체속에서도 서울의 중심가엔 고층건물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
「내집갖기」와 사무실임대수익이라는2중효과를 노려 대기업들이 다투어 사옥신축에 나섬으로써 건축경기의 이방지대를 이루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신축중인 20층이상의 대형 「빌딩」만 4개, 15층 이상이 9개다.
또 한신공영·동국제강등도 15, 16층규모의 사옥건설계획을 확정했고 현대·선경·내외흥업등도 계획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의「내집갖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최근 ▲경제성장에 따른 기업규모의 확대 ▲정부기관 및 회사의 신설 ▲외국회사의 진출등으로 사무실의 수요는 크게 늘어났으나 신축되는「빌딩」은 극히 적어 사무실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운 실정.
많은 기업들이 업무처리의 효율성, 대외적인 「이미지」등을 내세우며 몇 안되는 도심지의 유명 「빌딩」만을 고집하고 있어 사무실 구득난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사무실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지자 그동안 기반을 닦은 상당수 기업들은 자기사무실로도 쓰고 임대수익도 올릴수 있다는「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려 사옥건설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회사의 대부분이 건설·보험·금융계통.
동아건설· 삼환기업· 삼익주택 등 최근3∼4년동안 해외건설과 국내 「아파트」 건설의 호경기로 기반을 닦은 건설회사가 사옥을 짓는 경우가 5개로 가장 많다.
또 보험제도가 궤도에 오르면서 교육보험·대한화재 등 보험회사가「자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임대를 목적으로 사옥신축에 나선것이 또하나의 특징.
금융기관과 경제단체도 본점과 회관건립으로 「빌딩」건설 대열에 참가.
외환은행이 을지로입구 구내무부자리에 지상27층·연건평2만2천9백평규모의 대형 본점건물을 80년12월 준공목표로 짓고 있고 한일은행도 뒤질세라 미도파옆의 본점건물을 헐어버리고 (철거공사가 1윈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그자리에 지상21층·연건평 1만3천평규모의본점신축공사롤 지난해 2월 착공했다.
한일은행의 본점이 준공되면 시중은행중엔 제일은행만이 고색창연(?)한 본점을 갖게된다.
무역협회가 73년에 회현동에 회관(지상22층·9천9백평)을 건립한데 이어 전경련이 서울여의도에 80억원을 들여 지상19층 규모의 회관을 9월말 준공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회관건립에 뒤처진 대한상의도 서울남대문국교자리에 20층이상 규모의 회관건립을 서두르고 있어 마치 경제단체들이 회관건립에 경쟁을 벌이는 인상.
부동산경기가 수렁에 빠진 가운데서도 많은 회사들이 사옥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자사에서 필요한 사무실을 충족시킬 수 있고 남는 것은 임대해줄 경우 막대한 임대료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7월 준공된 극동 「빌딩」(연 2만3천명)의 경우 극동건설에선 1천5백평정도만 사용하고 대부분을 임대하고 있는데 1월1일 인상된 임대료로 계산할 경우 임대보증금 (평당28만원)만도 58억원이 넘고 월간임대료(평당2만8천원)가 5억원이 넘는다.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우「빌딩」의 경우(3만9천평중 90%임대) 현재의 보증금(평당20만원·4월부터 40%인상예정)으로 계산해도 보증금만 60억원이며 월임대료(평당2만원)도 6억원이다.
이렇게 임대수익이 많자 사옥을 신축중인 대부분의 건물주(동아건설·외환은행제외)들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자사사용분을 되도록 줄이고 건물의 20∼90%까지 임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아예 임대만을 목적으로 건물을 지어 1백% 임대하는 경우도 있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뷸평이 입주회사로부터 나오기도 하지만 입주희망자는 항시 대기중이라 건물주측은 몹시 고자세.
「빌딩」이 들어선다하면 입주희망자들이 줄을 잇고 건물이 채 준공되기 3∼4개월 전에 임대계약이 끝난다.
지난해 7월에 준공된 극동 「빌딩」이 그랬고 금년5월초 준공예정인 대한종합건설건물 (임대 30%) 이 벌써 임대계약이 끝난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사옥신축 계획을 확정했거나 검토중인 회사도 많다.
한신공영은 강남구잠원동신반포「아파트」4차분 양분 옆에 l백2O억원을 들여 지하3층, 지상15층, 연1만2천평짜리 사옥 신축공사를 4월에 착공한다.
이밖에 동국제강·내외흥업이 을지로2가에, 경방이 다동에 사옥을 신축할 계획인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그룹」도 전휘문고교자리에 17층짜리 사옥신축계획을 확정했으나 당국의 허가관계로 정지작업만 끝낸채 대기상태에 있다.
건축중인 건물가운데 금년내에 준공되는 13층이상 「빌딕」은 11개. 상반기(3∼6월)에 완공되는 대한·효성등 5개「빌딩」은 이미 70∼1백%정도 입주계약이 끝난상태.
후반기 (9∼12월)에 준공되는「빌딩」이 6개이나 동아건설은 임대가 없고 남은 5개 건물의 임대평수는 l만7천평정도.【한월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