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치약전쟁|럭키의 「20년 무풍아성」에|미원서 콜게이트수입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내치약시장에 불이 붙었다. 미원 「그룹」의 미원통상이 세계적인·판매망을 갖고 있는「콜게이트」를 수입하여 주식회사「럭키」가 20여년간 독점해온 치약시장의 공략에 나섰다. 두 회사가 국내치약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치약하면 누구나「럭키」치약을 연상할만큼 「럭키」는 20여년간 독점생산, 판매를 해왔다. 또「럭키·그룹」이으늘날 국내3대기업의 하나로 성장하기까지 「럭키」치약은「그룹」의 간판상품이 되다시피했다. 이에 도전장을 낸「콜게이트」는 미국에서 25%의 시정점유율을 차지,「크레스트」치약(점유율 35.1%)과 함께 미국치약시장을 석권하고있는 상품. 「콜게이트」회사는 전세계 46개국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하나다.

<연 10%의 성장>
「럭키」치약이 소비자에게 처음 선보인것은 1954년.
6·25직후 많은 외제치약이 들어왔을때 60년대말 평화불소치약·동신치약등이 잠시 생산된것을 제외하면 줄곧 「럭키」 혼자서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손쉬운 장사(?)를 해왔다.
따라서 다른 싱품같은 치열한 판매경쟁이나 선전광고없이 평온속에서 연평균 10%의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왔다.
수입한「콜게이트」는 미「콜게이트」본사의 기술제휴로 「말레이지아」에서 생산된 제품.
미국에서 수입할 경우 같은 제품에 가격만 비싸고 동남아지역은「말레이지아」산이 독점공급하고 있어 미원측에선 본사와 독점수입계약을 맺고 「말레이지아」산을 수입했다.
이번에 수입한 양은 5「컨테이너」분 1억원어치로 지난달 19일부터 서울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74g, 1백29g, 1백71g짜리등 3종류.
「슈퍼마킷」에서 74g짜리가 2백50원, 1백29g짜리가 4백원, 1백71g짜리가 5백원에 팔리고있어 「럭키」치약의 50g, 1백50g 짜리가 각각 7O원, 1백25원, 1백75원에 팔리는 것에 비하면 1백41.3%에서 1백50.7%정도 비싸다.

<"말연산 미제보다">
미원의 김태식판매부장은 『관세 60%및 부가세·방위세등 각종 세금이 수입원가에 72.5%가산된것과 품질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국산보다 값이 싼것』이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들로부터 『미제가 아니고 「말레이지아」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지도 모르지만 미국본사의 1백% 기술제휴로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것이 「불소」만 들었다는것 말고는 똑같은 것이라고 미원측은 말한다. 「콜게이트」란 강력한 도전자를 맞이해 「럭키」엔 비상이 건렸다.
수입치약에 대항할 신제품을 내놓기위해 당국과 협의중이며 빠르면 상반기중에 좀더 고급화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신제품 (「유니나」 「화이트」등)을 내놓아 「콜게이트」와 경쟁을 벌이고 수출에도 주력할 계획.
지난해 「럭키」치약의 매출액은 약70억원. 국내시장이 곧 70억원짜리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10%신장을 감안해서 약8O억원을 놓고 「럭키」와 미원이 맞붙은 셈이다.

<컨테이너 5대분>
지난해 「럭키」의 총매출액이 1천억원으로 치약이 차지하는 비중(7%)은 적지만「럭키·그룹」의 대표상품처럼 된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도 「릭키」는 일보도 물러설수없는 입장이고 미원 (78년매출액4백50억윈) 은 나름대로 장기계획의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입장에서 집념은 만만치않다.
미원은 1차분 수입에 이어 2월말께 다시 1억원어치의 「콜게이트」를 수입할 예정인데 1,2차수입분의 판매상황과 소비자의 반응을 검토한뒤 수입을 계속할 생각이다.「럭키」는 수입 「콜게이트」의 판매자체보다는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콜게이트」회사의 국내진출을 더욱 경계하고있다.
미원은 「콜게이트」를「슈퍼마킷」과 기존 미원판매망을 통해 팔고있다. 그런데 첫충돌은 판매망 확보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두회사는 서로 자기세력하의 「슈퍼체인」에서 치약뿐 아니라 경쟁회사의 모든 제품을 취급치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는 또다른 예로 화장품회사의 은방울 「샴푸」(태평양화학)는 「슈퍼」에서 만나요』 라는 광고로 끝을 맺지만 「샴푸」경쟁업체인 「럭키」계의 「슈퍼마킷」에선 은방울을 구경할수가 없다.

<"품질향상에 노력">
『2O여년동안 가꾸어 온시장에 국산도 아닌 외제수입품을 가지고 뒤늦게 뛰어드는 속셈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럭키」측의 비난에 미원측은「콜게이트」의 수입판매로 큰 돈을 벌자는것이 아니라 향상된 국민소득수준으로 여유가 생긴 소비자에게 외국의 고급상품을 소개하고 독점기업에 품질향상에 노력하도록 자극을 주기위한것』이라는 명분으로 응수, 양쪽 모두가 『할테면 해보자』는 태도여서 단시일에 승부가 날것 같지는 않다.
치약은 이의 표면에 붙은 갈색소 (이의 때)를 제거하는 연마제(약 50%차지)와 발포제·결합제·향로·당미제등으로 배합되어 있다.
연마제로는 인산1수소「칼슘」·탄산 「칼슘」·「알루미나」등이 쓰이고 있는데 「럭키」치약은 각각 30%, 10%. 10%정도씩 들어있고 「콜케이트」는 각각 17%, 18%, 17%정도가 함유되어 연마제 총량은 「콜게이트」가 「럭키」보다 2% 정도더 들어 있다. 둘다 「불소」는 안들어 있다.
서울대 치대 김종배교수(예방치과학)는 『이론적으로는 치아표면에 갈색소가 붙는것을 예방할수 있는 최소정도의 마모도의 효과를 내는 치약이 좋은것인데 연마에(위의3가지종류) 의 배합비율보다는 연마제의 입자크기가 중요하다』며 『세계치과예방학회의 연구과괴는 불소가 충치예방에 큰 효가가 있는것으로 나타나 불소가 함유된 치약의 사용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한월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