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비평 극복…충실한 작품해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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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예선을 거쳐 선자에게 들려진 작품은 모두 6편이었다. 그중에서 3편에 대한소감을 적어보려한다.
『작가의식의 확대와 진정한 삶의 회복』은 사회·문학적 비평방법을 원용하여 황석영의 『객지』와 『섬섬왕수』의 두작품을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도입부에서 거시한 이론소개가 너무 장황하기 때문에 평론의 중심이될 작품의 평가와 해석부분이 너무 간략하게 압축되어 평론의 전체적 균형이 어그러졌다. 도입부의 이론제시가 작품평가와 해석에 자연스럽게 적용되었어야 좋았을 것이다.
다음『자기동일성 획득의 한 모형』은「융」과「에릭슨」의 심리학 이론을 줌심으로하여 윤동주의 서정시 몇편에 대한 해석적 접근을 시도한 것이었다.
평론의 내용은 그다지 무리가 없는 것이기는 했지만 작품이 지닌 미적 가치를 해명하지 못한것은 문학비평의 논문으로서는 흠이 아닐수 없었다. 심리학의 이론을 원용하더라도 그것은 미적가치를 해명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야지 윤동주의 서정시편들이 심리학의 이론을 위한 자료분석의 대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동호의『꽃 그 시적 형상의 구조와 미학』을 당선작으로 결정한 것은 작품해석이 문학적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며 종래의 형식비평이나 역사주의 비평을 극복한 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신인의 작품은 우선 신인 다와야하는데 그점을 이 평론은 무난히 지니고 있다.
그러나 논제가 다소 지나치게 현학취미에 빠져있는데, 이런 점은 장점이 될수는 없다. 더 엄정한 논리의 구축이 요청된다.
신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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