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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욕 엄청 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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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와대가 뒤숭숭한 호남 정서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일 단행된 행정자치부 1, 2급 인사에서 이 지역 출신들이 '홀대'를 받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심상치않은 기류가 읽혔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지역언론이 "인사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영남 출신인 반면 광주.전남지역 출신은 없고 전북 출신이 한명일 뿐"이라고 보도한 이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욕먹어 가며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결과가 차별이냐"는 등의 성토성 글이 수십건 게재됐다.

호남 출신인 정찬용(鄭燦龍)인사보좌관에게도 "핫바지 보좌관이냐"는 등 험구가 담긴 항의 전화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여론파악차 지난 5, 6일 광주를 다녀온 鄭보좌관은 8일 "욕을 엄청 먹고 왔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측은 일단 인사와 관련한 정확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우선 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TV 토론에 출연해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았던 호남 출신 1급이 퇴직한 이후 해당지역 출신인 승진대상자 세명은 모두 승진했으며 추가 대상자가 없어 어려움이 따랐었다"는 정부 측 해명내용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鄭보좌관이 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의 향배를 주시하고 있는 정무수석실에서도 정부 인사의 전체적인 통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鄭보좌관은 이날 "부처 1~3급 인사 중 특정 지역에 치우친 경우가 없진 않았다"면서 "향후 각 부처의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장관들과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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