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남북 스포츠외교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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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8회 「아시아」경기대회는 9일 개막에 앞서 벌어지는 「아시아」경기연맹 (AGF) 총회 (7∼9일)를 비롯, 각종목 경기단체총회에서도 검은 황금 「오일·달러」를 앞세운 중동산유국, 그리고 중공과 중공을 동에 업은 북한등의 거센 입김으로 「스포츠」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지 소식이다.
지난 제7회 「테헤란」대회에 중공과 함께 처음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중공의 지원으로 AGF가맹 32개국중 5개국만으로 구성된 강력한 집행기관인 이사국에 피선되어 한국「스포츠」계에 충격을 주었었다.
이번에도 대회기간을 즈음해서 각 종목별로 임기4년의 임원개선총회가 열리는데 남·북대결이 여기서도 치열하다.
그중 남·북이 직접 대결해 부회장자리를 노리는 종목들은 역도·축구·「복싱」·체조의 4종목.
한국측의 입후보자들은 축구의 오완건, 역도의 장희형, 「복싱」의 김명곤, 체조의 서규덕씨등으로 북한이 중공을 업고 중동 및 동남아국가들의 몰표를 노리고 있는데 비해 한국측은 하나같이 이제까지 쌓아온 개인적인 친분과 관록등으로 득표를 기대하고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지난 대회서 중공의 입김으로 아무런 관록이 없는 북한이 AGF의 이사국이 된 것처럼 이번에도 북한이 몰표를 몰고와 몇 개 종목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짙다.
이렇게되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한국측의 입장.
때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고립되지 않으려면 개인적인 활동에만 맡기지 말고 체육회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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