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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게 먹으면 위암에 잘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위염이나 위궤양같은 소화기 질환이 유난히 많다.
암도 마찬가지. 2백여종이 넘는 암종 가운데 위암이 압도적으로 많다.
무엇때문일까.
국내 암학자들은 많은 원인중 지나치게 맵고 짜게 먹는 우리네 식생활을 중요인자로 꼽는다.
위암환자의 수술에 관한한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대의대 외과교수 김호진복사의 실험에 따르면 맵게 먹인 쥐와 짜게 먹인 쥐는 예외없이 위암에 걸려 죽는다.
세계 어느나라에 어떤 종류의 암이 호발하는가를 상세히 그린 「세계암지도」를 보면 맵고 짜게 먹길 좋아하는 지역주민에게 역시 위암이 다발한다.
요즈음 전국적인 고추파동을 보면서 고추소비량과 소화기질환 발생율이 비례한다는 한 보건학자의 연구결과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퍽 오래된 통계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에 5g이상의 고추를 소비한다고 한다. 그것도 대부분 조미료로 섭취하기 때문에 그 양은 엄청난 샘이다.
일찌기 일본의 세계적인 암학자 「사또·도꾸로」(좌등덕낭)박사는 맵고 짠 음식이 위암의 범인이라고 지목, 실험으로 입증해 보였는데 그는 그의 연구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쥐에 맵고 짠 사료를 계속 주면 수일안에 위에서 출혈이 일어남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위에 맵고 짠 성분이 들어가면 점막이 위축되고 모세혈관이 확대되어 출혈을 일으킴으로써 위염을 초래하기 때문에 생긴다. 위암은 이같은 위축성 위염에서 비롯되는 예가 흔하다.』 고추는 단지 조미료로 사용될 때 식품으로서 진가가 발휘된다. 학자에 따라서는 고추가 가지과에 속해 『식품으로서 하등의 가치도 없은 식물』이라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빨갛게 잘 익은 고추에는 「비타민」A라든지 C, 또는 「칼슘」이 적지 않게 함유되어있다. 그러나 고추의 매운 성분이 문제가 된다.
사실 고추가 맵지 않다면 하잘것없는 식물에 불과하리라. 매운 맛은 「알칼로이드」의 일종인 「캡산틴」(capsanthin)이라는 성분 탓이다.
그런데 이 「캡산틴」이 위와 장을 자극해서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초래하기도 하고 점막을 진무르게 해서 염증이나 궤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무서운 위암을 비롯해 소화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도 맵지 않게 먹도륵 유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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