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민속 박물관 설립자 김원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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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자랑스럽게 문을 연 온양 민속 박물관의 설립자 김원대씨(58)는 개관 5일째인 29일박물관사업이 보람에 앞서 너무 벅차고 어렵다고 토로한다. 『미흡한 채로 개관해서 손 댈 곳이 적잖은데 넉넉한 경제적 뒷받침을 못해줘서 안타깝군요. 또 운영상의 기술적인 문제도 뜻밖에 많은 것 같습니다.』
역시 박물관이란 한국인에게 아직 익숙지 못한 사회 봉사기관이다. 운영자나 관람객이 서로 익숙지 못한 고도의 문화사업 문야다. 아동 도서를 주로 출판해온 계몽사의 김 회장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일념만으로 5년 전부터 일을 착수했는데 아무래두 전문적인 이해와 훈련이 필요한 사업임을 절감하고 있노라고 말한다.
『국민학교 교과서에만도 3백여 종의 민속 자료가 나옵니다만, 실물을 못 보여주어 특히 도시 어린이들에겐 실감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활자로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실물을 보여주는, 말하자면 처음엔 학생을 위한 자료실을 구상했던 것이 이렇게 커졌읍니다.』
1만4천여평의 대지에 2천2백여평의 건물은 무수한 사립박물관이 있는 이웃 일본에도 없는 큰 규모다.
일본 사립박물관들의 규모는 한결같이 1천평 미만으로 작은 편. 그것은 박물관이 비명리 공고사업이기 때문에 운영상의 적자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편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시설과 1만4천여 점의 소장품에 투입된 비용이 15억여원. 비록 공부에서 경제적 지원을 못해줄 망정 유물의 보존과 진열, 박물관의 운영에 관한 지도와 요원의 훈련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김 회장은 요망한다.
『내년에 박물관 법이 제정된다니까 이 박물관도 곧 법인체로 발족시킬 작정입니다. 그래서 명실공히 사회 교육장으로서의 내 조그만 꿈을 가꿀 생각입니다.』
5년 뒤 혹은 10년이면 보다 알찬 민속박물관이 되지 않겠느냐고 김 회장은 장담한다. 김 회장은 경북 안동의 농촌 태생.
해방 후 서점으로 출발해 굴지의 출판사로 키워 놓았듯이 앞으로 남은 정력을 박물관 사업에 쏟겠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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