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의 우국시 낭독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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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일 대정부 질문 첫 타자로 나선 김재광 의원(신민)은 의제인 외교·안보의 범위를 넘어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건드렸고 『기나긴 천고의 역사를 돌아보니 글 배운 한인간으로서 구실을 다하기가 이처럼 어려운 줄은 몰랐도다』는 황매천 선생의 우국 시도 낭독, 『지금의 내 심경이 이와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인도·「이스라엘」과 부산 피난 시절 계엄령 하의 총선 등을 예로 들어 「중진국다운 내치」를 강조하는가 하면 서정쇄신에 관해서는 『대어를 잡지 않고 송사리만 잡는 서정쇄신은 백번 해 봤자 국민을 우롱할 뿐』이라고 비판.
김 의원이 발언 중 『정부와 여당이 정주영 현대 회장을 비호하고 있다』고 하자 김용태 공화당 총무는 『비호하긴 뭘 비호해』라고 소리쳤고 이에 야당의원들이 『그럼 비호 안했단 말야』고 맞 고함, 한차례 소란했다.
이종식 유정회 대변인은 김 의원 발언 중 기자석에 찾아와 긴급 성명을 발표, 『조국이 처해 있는 역사적인 과제는 참여를 하는 것이지 투쟁만을 내세운 파괴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충고한다』고 했다.
신민당 의원들은 김재광 의원의 질문에 이어 최규하 총리가 답변에 나서자 도중에 『그만해』 『이하 동문이라고 하고 끝내시오』라는 등 야유를 했다.
김 의원이 긴급조치 해제 여부에 관한 보충 질문을 하자 여당석에선 『답변은 오후에 듣자』고 소리쳤고 야당쪽은 『의장, 답변시키시오』라는 고함이 맞서 정일권 의장은 한때 일어선 채 머뭇거리다 할 수 없다는 듯 총리에게 답변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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