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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대회로 성장할 기반굳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화랑이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21일 막을 내린 박대통령 「컵」쟁탈 축구대회는 창설후 8년만에 가장 뜻있는 족적(족적)을 남겨 국내 유일의 연례 국제 「스포츠」행사로 그 기반을 굳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화랑선수들의 선전감투가 가장 인상 깊었다. 초반에 수비가 난조,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은 상대적으로 대전 「팀」들의 경기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이고 또 올해들어 계속된 해외원정등으로 화랑의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 있었다는 사정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팬」들의 질책과 성원에 분발하여 기대이상으로 유종의 미를 장식한 화랑의 정신력이 감명깊은 것이다. 이러한 찬사는 충무「팀」외에도 해당된다고 하겠다.
○…한국축구를 처음 접한 구미 「팀」들은 차범근등 화랑선수들의 뛰어난「플레이」를 격찬했다.
미국 「디플로매츠」와 서독 「아인트라하트·프랑크푸르트」의 임원들은「스카우트」의 손길까지 뻗었다. 그 대상은 차범근외에 김재한·조영증·김강남등.
그중 차범근은 「디플로매츠」의 「브래들리」, 서독의「디터」「코치」에게 월봉1만「달러」(약 5백만원)를 주면「스카우트」에 응하겠다고 배짱을 튕기기도 했다.
한국축구의 현실에서는 이들「스타」들이 당장 외국으로 진출하기도 어렵지만 앞으로 선수나「팀」의 국제교류가 실현될 소지는 마련한 셈이다.
○…축구협회는 이젠 외국 「팀」초청에 애를 먹지 않게 됐다.
오히려 내년부터는 출전「팀」을 선별(선별)해야 할 것 같다.
미국·「멕시코」·「뉴질랜드」·서독등 대부분의 출전국들이 『내년에는 필히 강한「팀」을 구성해 보낼 터이니 꼭 초청해달라』고 간청했다.
이들은 그에 대한 답례로 화랑을 초청하겠다는 제의까지 했다.

<북한서 출전방해>
○…「레바논」은 개막일인 9일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이「팀」의 「조셉·날반디안」단장은 북괴대사관의 농간과 「레바논」 좌익세력의 방해로 출국이 거의 좌절될 뻔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날반디안」단장의 지시에 따라 공항을 개별적으로 빠져나와 한국행 비행기를 간신히 탑승, 『조국을 탈출하다시피했다』고 실토했다.
국내의 불안한 정치상황에도 한국의 대회에 기어이 출전하려는 이들의 축구에 대한 정열은 이번 대회를 빛낸 감명깊은 「에피소드」로서 빼놓을 수 없다.

<이란, 방탕으로 자멸>
○…「모로코」·「브라질」을 연파, 회오리를 일으킨「이란」은 하루저녁 「팀」이의 기율 문란으로 이튿날 충무에 패배, 선수들에게 좋은 교훈을 던졌다.
이들은 충무와 대전 전날밤 숙소인「타워·호텔」「나이트·클럽」에서 음주와 춤으로 소란을 피워 임원들을 격노케 했다.
연전연승에 너무 도취, 탈선을 하면 자멸한다는 하나의 본보기였다.

<보기드문 골러시>
○…이번 대회는 모두 29「게임」을 통해 1백2「골」을 기록, 보기드문「골·러시」로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한 「게임」평균 3.5「골」 이며 0-0 「게임」이 한번도 없었다.
유료관중은 21만3천7백명. 작년에 비해 관중수나 입장수입이 2배를 넘는 성황이었다. 전주·광주·대구·부산등 순회개최의 성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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