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국」에 몸담았지만 일본「월급장이」는 고달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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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스위스」 연방은행이 최근 발표한 77년 세계부국 「랭킹」에 따르면 「경제대국」 소리를 듣는 일본의 l인당 GNP는 6천5백 「달러」로 나타났다.
금년들어 「엔」화가 천정부지로 폭등하고 있기 때문에 1「달러」=1백90「엔」을 기준한다면 현재의 l인당 GNP는 7천「달러」 선에 육박하고 있다.
1인당 GNP 8백64「달러」인 한국의 7∼8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통계상으로는 이처럼 한국보다 7∼8배나 잘 사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스스로 중류라고 자처하고 있는 일반 「샐러리맨」들은 『경제대국 속의 국민』임을 전혀 실감치 못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유명한 시계 「메이커」「시티즌」 회사에 4년동안 근무하는 사무직원 「이또」 (이등수삼·27)씨를 보자.
기본급 12만8천4백「엔」, 가족수당 1만8천「엔」, 주택수당 6천「엔」 등 모두 15만2천4백「엔」을 받고 있다.
여기서 사회보험료 l만3천6백「엔」, 소득세 l천6백 「엔」, 주민세 3천9백 「엔」을 빼고 나면 손에 남는 것은 고작 13만3천4백 「엔」.
물가가 한국 보다 배 이상이기 때문에 한국의 13만원 봉급자의 생활수준과 그대로 맞먹는다고 볼 수 있다.
주소는 사무실이 있는「신쮸꾸」 (신숙)에서 전차로 1시간10분 거리인 「사이따마껜」 (기옥현).
월세 1만9천7백 「엔」짜리 주택공단소유 전세집(방2개)에서 살고 있다.
아직 「마이·홈」은 엄두를 못내고 있고 어린애가 한살이기 때문에 「아파트」가 바람직 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2∼3년 안의 장만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달 용돈은 2만 「엔」정도. 월급을 받을 때 1만 「엔」을 받고 나머지는 조금씩 부인한테서 타 쓰고 있다. 담뱃값과 「코피」값, 그리고 교통비가 용돈 쓰임의 대부분이다. 술은 한달에 한 두번 동료들과 어울릴 때 마시는 정도이고 점심은 언제나 도시락이다.
결혼을 하면서 즐기던 마작을 끊었고 그 대신 건강을 위해 「테니스」를 시작했다. 표준은 아니지만 「이또」씨의 경우는 바로 「경제대국」 일본 「샐러리맨」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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