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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오태 무소속회 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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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원내·외를 막론하고 무소속 인사들은 현행 선거법이 무소속에 크게 불리하다고 울상들이다.
『무소속의 서러운 사정을 원내 무소속이 대변해 줄 사명이 있다』는 권오태 무소속 의원회장은 『공화·신민은 정당 활동이란 구실로 단합 대회다, 당원 교육이다 얼마든지 탈법 운동을 할 수 있는데 무소속은 식물 인간처럼 꼼짝못하게 돼 있다』며 정기 국회 때 선거법 개정 투쟁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어떤점이 특히 불리합니까. 『기탁금도 2백만원 더 내야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정당이 2명씩 내는 참관인을 우리는 l명씩 밖에 못 내요』 (옆에 있던 같은 무소속의 홍창섭 손주항 의원도 거들며 기호도 ①②번 좋은건 공화·신민이 다 차지하고 나머지 중에서 추첨한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놓다가 끝내는 무소속 차별이 명백한 위헌이라고 결론 짓는다)
-12월에 선거한다는데 준비는 잘 됩니까.
『준비고 뭐고 공화당은 말끝마다 내년 2월에 선거한다고 위장 발표를 해왔잖습니까. 신민당도 12월 선거를 미리 알고 있었다니 이건 분명히 짜고 하는 거예요』
-무소속이 불리하다해도 이렇게들 당선해 온걸 보면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 모양이지요.
『선거구에 권씨들도 있고 고향일 꾸준히 해온 덕분이죠. 나쁜 것도 한일 없고….』
손주항 의원은 『한 15년 유권자들에게 꾸준히 뿌리를 내리니 됩디다. 갑자기 한 2년 해가 지고는 안됩니다』 『정당 공천자야 송사리하나 안 남기고 표를 저인망으로 훑어가지만 우리는 낚시로 하나하나 낚아 올려야합니다』며 무소속은 정당 사람보다 몇배의 힘이 든다는 푸념이다.
-앞으로 공천 탈락자들도 쏟아질텐데 무소속 연합 전선 같은 걸로 자구책을 구하죠.
『법에 찬조 연설도 못하게 돼 있고 남을 비방하거나 특정인 당선을 지지할 수도 없으니 성명전도 못할 것이고…. 또 자기 선거 바쁜데 언제 제휴고 연합 전선이고 할 새 있겠읍니까.』
-그래도 의원들이야 덜 서럽죠.
『하긴 원내 있는 사람들이야 그래도 국회의원이라고 함부로 괄시는 못하니 「특별 무소속」인 셈이죠. 이런 점에선 무소속 의원 중에서도 새로운 무소속 강자의 도전을 막는데 현행법이 쓸모가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어요』 (권 회장의 말하는 어감으로 봐선 원내무 소속중에 더러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
『그러나 20명이 못돼 원내 교섭 단체 하나 못 만들고 고생한 것 생각하면 이번엔 무소속이 많이 당선되게 우리가 싸워줘야 합니다.』
-무소속의 선명성 여부가 더러 논란될 때가 있는 것 같은데요.
『평소에도 공화당 공천을 넘보는 사람들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무소속이 시시비비를 따지며 국민편에서 국회 활동을 하지 못하고 친여쪽으로 기울어진 경향이 있지요.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법은 그렇다하고 중간에 낀 입장이 정말 고달플까요.
『벌써부터 이효상 공화당 의장 서리가 신민당과 협조하여 무소속의 사전 선거 운동을 단속한다잖습니까. 결국 공화·신민이 나누어먹자는 얘기죠. 나도 당하리라 생각해 두는게 편할 걸로 봐요.』
-자금 사정은 어떤가요.
『백화점 앞의 구멍 가게도 손님 있고 요정 뒷골목의 대폿집도 장사가 되는게 아닙니까.』
(손 의원의 돈 많은 사람 가운데서 돈 없는 사람도 전혀 당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끝)
글 이협 기자
그림 박기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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