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작품 속에 나타난 여성상|이대 생 대상「독서」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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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0년대 한국문학에 나타난 여성상은 어떤 것일까. 월간「독서」는 9월호 특집으로 「문학작품 속의 여대 생 상」「중년부인상」「직업여성상」을 이대 생들의 발언을 통해 엮었다. 비만에 참여한 여대생들에 따르면 작가들 대부분이 여성을 사회의식이나 자아가 결여된 것으로 그리고 있다.
□…김은영 양(사회학과3년)은 70년대 문학작품 속의 여대생 대부분이 사회의식이 결여된 성적인 자유인으로 묘사됐다고 지적했다. 조해일씨의『겨울여자』, 박완서씨의 『목마른 계절』『도시의 흉년』한수산씨의 『해빙기의 아침』『밤의 찬가』『바다로간 목마』를 참고작품으로 한 김양은 이들 작품들이 여대생을 과감히 성에서 해방시킨 것 같지만 진정한 해방을 위한 용기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성 윤리 쪽의 일보전진에 비해 인간으로서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자세나 사회문제에 대한 자세가 결여된 채 묘사됐다는 게 김양의 주장. 그리고 특히 불만인 것은 여대생 주인공들이 집착하는 것은 오로지 남녀관계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기실현이나 자아는 남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나도록 돼 있으며 사랑이외의 문제는 폐쇄 당해 있다는 것이다.
김양은『작품 속에 나타난 여대생이 모두가 지금의 여대생이라고 할 수 없지만 다른 세대들이 우리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구실을 하는 만큼 책임 있는 발언을 바란다』고 했다.
□…문학작품 속의 중년부인 여주인공들은 대부분 중 상류층 여성. 이혜경양(영문과4년) 은 김승옥씨의『강변부인』, 전병순씨의『지부인』『또 하나의 고독』, 정연희씨의『석녀』를 참고작품으로 했는데, 이들 중년 부인을 다룬 소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성 윤리 및 결혼관으로 요약된다는 주장이다.
모든 주인공들이 가정 밖에서의 정사를 발각되지 않는 한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동기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오늘의 윤리관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 주인공들은 또 직업도 매일 매일의 공허를 메우려는 목적 정도로 밖에 생각지 않으며 자기 완성을 위한 엄격한 훈련의 필요도 깨닫지 못한 것으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이양은 정서적 미성숙상태의 고집불통 남편대신 바람직한 남편상과 이상적인 아내상의 작품이 아쉽다고 했다.
□…한편 문학작품 속의 직업여성은 많은 경우 윤락행위를 하는 하층계급 여성들. 최인호씨의『별들의 고향』, 조선작씨의 『미스양의 모험』『영자의 전성시대』, 조해일 씨의『아메리가』, 천승세씨의『황구의 비명』주인공들이 윤락여성이며 조세희씨의『난쟁이가 소아 울린 작은 공』의 영화도 집 마련을 위해 일시적으로 몸을 판다.
이 주인공들은 남자들의 성적인 대상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로 표현된다. 비참한 상황·처참한 결과로 독자들의 연민을 사지만 근본적인 물음에는 접근하지 못한다고 고일선양(영문과4년)은 지적했다. 이것은 작가가 남성적인 편견 위에서 관찰자의 입장으로만 묘사한 때문이라고 고양은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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