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2.6, 대출 4.4% 은행 금리 사상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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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현재 은행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모두 사상 최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은행의 저축성 예금금리(신규)는 연 2.6%, 대출금리는 연 4.42%였다. 이는 한은이 은행 금리 통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은행 예금금리는 2008년 연 5%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예금금리도 연 3%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4월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의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연 2.94%, 상호저축은행은 2.86%, 단위농협은 2.79%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4월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69%였고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6%로 집계됐다.

 은행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이다. 한은은 물가와 경제 상황을 판단해 기준금리를 정한다. 국제적으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어떻게 축소해갈지가 주요한 변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골드먼삭스, JP모건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내년 2분기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반면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올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를 2.5~3.5% 범위에서 관리하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2.1%를 기록한 2012년 10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아직까지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볼 수 있지만, 물가가 더 오른다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한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렵게 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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