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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극지탐험대의 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본사와 대한산악연맹이 공동 주최하는 한국극지탐험대가 10일 발대했다.
작년 제3의 극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기세로 제2의 극지 북극권과 제1의 극지 남극에 도전하려는 것이다. 3개년 계획으로 추진될 극지 탐험사업은 금년에 북극권의 극지내한훈련을 거쳐 제2차 연도인 79년에 남극점에 도전하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제3차 연도인 80년에 남극대륙에 기지를 설치하려는 것이다.
또 금년에는 북극권에서의 내한훈련과 아울러 남극대륙 「로스」해안에 있는 「뉴질랜드」의 「스코트」기지 파견훈련도 병행할 예정이다.
금세기 초 인류의 족적이 찍힌 이래 탐사활동과 기지설치가 계속되고는 있으나 극지는 아직도 인류의 마지막 「프런티어」로 남아 있다.
혹한과 심한 바람, 그리고 반년씩 계속되는 낮과 밤 등 인간이 감내하기 어려운 자연조건이 그 주된 이유다.
오늘날에 와서 남북극은 단순한 탐험이나 도전 이상으로 자원과 전략의 차원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극권의 모든 육지가 어느 특정국의 영토에 속해 있는 북극은 석유·「가스」·철 등의 광물자원이 개발단계에 있으며, 북빙양은 군사기지와 핵 잠수함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남극조약에 의해 오는 90년까지 영토권 주장과 비평화적 이용이 금지된 남극대륙에도 미·소·일 등 12개 선진국 및 주변국에 의해 연구 및 탐사를 위한 기지가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극지가 전인미답의 처녀지는 아니지만 아직도 극지에의 도전은 몇몇 나라의 과점물이다.
이제 우리도 그동안 쌓아온 국가적 저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선진대열에 참여하자는데 이 사업의 본뜻이 있다.
이달말에 장도에 오를 북극권탐험대는 「그린란드」 서북단의 「툴레」공군기지에서 「크누드·라스무센·란드」를 거쳐 「피어리·란드」까지 약40일간 왕복1천㎞의 극지 행군을 할 계획이다.
북위76도에서 80도에 걸친 북극권탐험에서는 혹한·바람·빙하 등 극지의 자연조건과 각종 탐험장비 점검 등 내년에 있을 남극도전 준비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동안 극지탐험 기술이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역시 극지탐험은 높은 기술과 막대한 재력 및 장비, 그리고 불굴의 정신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우리의 최종목표인 남극은 모든 조건이 순조로와도 기지에서 극점까지 왕복하는데 99일이 걸린다고 한다.
더구나 영하30도 이하의 강추위, 살을 에는 눈보라, 가도가도 끝없는 빙원은 웬만한 정신력으론 돌지 않고 버티기가 어려운 조건들이다.
우리는 「에베레스트」등정겸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한계상황에 다시 도전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뻗어나는 국력과 불굴의 기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공적인 남극 탐험실적은 남극조약에의 가입과 기지설치를 위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극지탐험이 소기의 결실을 보도록 대원들의 건투와 국민적인 성원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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