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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공중살포|득보다 실이 많다-서울대농대 백운하 교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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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산림청이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실시하고 있는 산림해충의 공중방제가 해충을 퇴치하는 천적은 물론 꿀벌이나 나비등 꽃을 찾아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들까지 모두 죽여 농약위주의 항공방제는 지양돼야한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서울대농대 백운하 교수(62·곤충학·사진)는 29일 곤충학회에 낸 「농약사용실태와 현황, 생물방역정책의 과학성」이란 논문을 통해 이 같이 지적하고 농약일변도의 항공방제는 해충의 약제 저항력만 높이는 부작용까지 일으켜 앞으로 흰불나방 마저 산림 속으로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는 일본이 60년대에 약제항공살포로 꿀벌 등이 모두 죽어 과수나무나 꽃나무가 꽃 받이를 못하게되자 학생들을 동원, 꽃가루를 접종시킨 경우는 좋은 본보기라고 지적하고. 일본도 현재 솔잎흑파리벌레를 위해 항공방제 대신 천적인 기생벌에 의존하고있다고 밝히고 자연을 파괴하는 농약살포를 줄이고 천적의 서식밀도를 높여 자연방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선진국에서도 항공방제의 무서운 결과를 깨달아 이를 거의 실시하지 않는 추세에 있다고 밝히고 계속 항공방제를 실시할 경우 생물자원 및 자연계의 명현을 파괴하는 예기치 못한 재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은 해충방제를 위해 76년에 8억4백만원, 77년에 3억5천만원을 투입했고 78년에 3억2천만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또 이 논문에서 벼병충해 방제용으로 많이 쓰는 「스미치온」(MEP)「리바이지드」(MPP)등 살충제농약의 살충력이 해마다 크게 떨어져 농민들은 농약비 부담만 늘어날 뿐 병충해 방제에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화명충의 경우 「스미치온」약제는 75년에 저항력 2.0배에서 77년은. 14.1배로, 「리바이지드」는 5.5배에서 11.2배로 크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끝동매미층의 경우「스미치온」은 1백72배, 「리바이지드」는 1백6.2배로, 애멸구는 「스미치온」이 11.9배, 「리바이지드」는 33배 등으로 저항력이 약해져 농약사용량만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날 뿐 해충방제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항력만 높아진 벼해충방제를 위해 다량의 농약을 쓰고 있지만 농촌의 농약공해도만 심하게 할 뿐 아니라 거미·명충알·좀벌레 천적만 멸종시키는 결과를 빚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백 교수는 앞으로 벼해충방제를 위해서는 농약사용을 줄이고 멸구류의 천적인 알기생병을 개량, 생산해 방류하거나 침투성 살충제농약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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