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따 공항은 과연 안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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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두라루민」으로 만든 방패·「헬밋」·복면·곤봉 등으로 완전 무장한 경찰이 즐비하게 깔린 구본 새 국제 공항 「나리따」는 마치 비상 계엄 상태하의 공군 기지를 방불케 한다.
승객은 3개 검문소에서 각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여권이 없으면 통과가 불가능하다. 자가용차는 자동차 밑부분까지 치밀하게 검사를 받아야한다. 『역대 내각이 못했던 「나리따」공항 개항을 반드시 내 손으로』라는 「후꾸다」수상의 『결의』 때문인지는 몰라도 12년에 걸친 난공사는 끝나고 지난 20일 「나리따」국제공항은 일단 문을 열었다.
과격파 「나리따」 개항 반대 동맹도 물러갔다. 23일부터는 모든 국제선이 순조롭게 이·착륙했다. 그러나 연간 30여만명의 한국인이 드나들 「나리따」공항은 과연 안전한가?
『전술은 여러가지 있다.
우리가 노리는 것은 공항 시설과 기기 파괴이지만 개항전과 같은 행동 밖에 못할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과격파의 하나인 「제4인터내셔널」 간부의 말.
그는 「테러」까지는 안가겠지만 승객 등 일반인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본「매스컴」은 이들 「테러」단의 활동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탈락하는 과격파도 많이 나올 것이나 「나리따」개항 반대 운동은 10여년을 끈 유례없는 끈질긴 운동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파괴 활동이 있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내다봤다.
자민당의 「나까소네」총무회장도 이들 과격파의 활동을 『구막부말기 반막부파인 「사쓰마」가 에또에 부하를 잠입시켜 불을 지르고 강도질을 시겼던 것과 같은 류』라고 말하고 정부가 자칫 잘못하면 이들 과격파에 당할 것을 우려했다.
「나리따」 공항에 집결한 이들 과격파는 이른바 극좌 정치 집단. 폭력 혁명의한 과정으로 『나리따 투쟁』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나리따」 공항보다 규모가 더 큰 새 정치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 한 「나리따」 문제는 언제까지 「시한폭탄」 상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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