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제14차 국제학술대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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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어는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다시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리가 마련될 것 같다. 국내외 최고의 외국어 전문가들이 영어에 대한 준엄한 판단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GSIT, 이하 GSIT)은 오는 6월 2일과 3일 양일간 본교 국제관 애경홀에서 “(영어)공용어시대의 동서간 소통(East-West Communication in the Era of Lingua Franca)”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본 학술대회는 GSIT의 세계통번역대학원협회(CIUTI) 가입 10주년 기념행사와 더불어 개최되는 것으로, CIUTI는 세계 유수의 통번역대학 및 대학원만을 회원으로 하는 통번역 분야최고 권위기관으로서 1964년에 설립된 UN업무협정기관이다.

한국외대 GSIT은 2004년 아시아 최초로 CIUTI 회원교가 되었으며 일본은 아직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회원으로 합류할 때, 이를 축하하기 위해 만리장성에 플랭카드를 걸고 부총리가 직접 축하연설을 한 바 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학술대회의 원고모집 때부터 세계 유수의 학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바 있으며 미국의 노엄 촘스키, 사회언어학계 전설로 남아 있는 노르웨이의 피터 트루질 교수는 일정 및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게 되어 무척 아쉬워했다고 한국외대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학술대회에는 미국의 로버트 필립슨, 해롤드 쉬프만, 프랑스의 피에르 프라트와 사를르 뒤랑, 독일의 율리안 하우스, 영국의 미카엘라 미카사 등 영어 및 언어에 있어 세계적인 학자 30여명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들의 많은 수가 스탠다드 영어는 더 이상 없으며, 설사 영어를 스탠다드로 삼는다 하더라도 국가 간 서로 상이한 어휘와 문장을 사용하는 등 동서국제교류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 등이 제기될 것이다.

본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영어광풍 현상의 방향타가 바뀔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한국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접하게 되는 토익, 토플은 실제로 거의 일본과 한국인들만 치루는 ‘한일의 영어전쟁’이며 한국인이 사용하는 영어는 여느 영어사용국가의 일상회화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 세계 72억 인구 중 영어인구는 13억에 불과하며, 이른 바 본토영어라는 영국과 미국영어는 6%에 불과하다. 세계 공용어로서의 영어의 중심에 영미 영어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를 쓰는 나라 간에도 상이한 표현들이 많고 문화의 다양성이 간과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년간 영어공용화라는 주제로 허상을 잡으려 했던 한국사회가 갑자기 웃음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지역화 되어가고 있는 영어의 분열적인 현실을 무시하고 무작정 해외영어연수라든가 정체성 없는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습득하는 데에 전력을 다하는 한국인들에게 이번 학술대회는 크나큰 충격과 반성의 자리가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르며,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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