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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강우」시대 멀지 않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20일게 약간의 비가 내린다지만 타 들어가는 대지를 적시기에는 미흡할 거라는 관상대의 예보다. 사람의 힘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을까. 이른바「인공강우」의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가
1970년 플로리다주 늪지로 쏟아져 내리는 비를 보고 「심프슨」박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25년 동안의 각고가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자신은 있었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 10회나 실험을 실시한 「심프슨」 박사는 「인공강우」가 인간의 꿈이 아니라 실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흩어진 하얀 구름 속으로 구식DC-6기 1대가 돌진해 들어갈 때마다 두 날개에 장치된 분사통에서「요드」화은이 발사되면서 수십억개의 미립자가 구름의 한복판에 뿌려졌고 이에 따라 흩어진 구름이 한데모이면서 시커멓게 변하고 곧 비를 안은 우막이 형성, 억수같은 비가 쏟아졌다.
이같은 「인공강우」 실험이 처음으로 시도된 것은 1931년 「네덜란드」에서였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원시적이었다. 본격적이고도 과학적인 「인공강우」실험은 194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 연구소의 「I·랭뮤어」와 「V·J·셰퍼」에 의해서 실시되었다.
원리는 비가 되기 위해선 없어서는 아니 되는 응결핵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공기중의 수증기는 동결 고도에 이르면 냉각 응결하여 구름이 된다. 이 구름의 입자가 커지거나 서로 합쳐져서 내리는 것이 곧 비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려면 우선 응결 핵을 만들고 비구름을 모아야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요드」화 은과 「드라이·아이스」. 이들 응결 핵 약품을 흩어져 있는 구름에 뿌려 희박하고 미세한 구름입자를 큰 알맹이의 빙정으로 만들어 비를 내리게 한다.
이 방법을 응용하면 보통 구름이 내리는 비의 3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름합이라는 과정을 사용하여 현재 강우량의 30배에 달하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기우제때 연기를 피워 오르게 하는 것은 응결 핵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어달라는 과학적인 뜻이 있다.
미국은 월남전 때「요드」화 은을 써서 호지명 통로에 우박을 내리게 하는 등「인공강우」를 실전에 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는 영업적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민간기상「서비스」회사들이 등장,「인공강우」는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다.
「인공강우」분야에선 호주도 선진국인데 1950년 이래 「인공강우」를 실시하고 있다.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련의 실력도 꽤 높은 수준일거라고 과학자들은 추측한다.
일본의 경우 1947년 최초의 「인공강우」실험이후 전력회사들과 기상청, 그리고 각 대학의 전문가들이 기술협력으로 본격적인 실용화 실험을 거듭 중이다.
한편 우리 나라도 1963년 서울 인산에서 「인공강우」실험을 처음으로 시도, 실패한 이래 이 분야의 연구는 황무지다.
「요드」화 은이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인공강우」 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우선 가뭄지역의 하늘에 어느 정도는 비구름이 있어야 하고 경비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기상조작이 무기화 되는 경우 인류의 생존에 가공할 위험을 초래하리라는 우려다.
세계기상기구(WMO) 는 지난 4월 앞으로 7년 동안 항공기를 통해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게 하는 등 「인공강우」실현을 실시하겠다고 인공강우 계획(PEP)을 발표한 바 있어 요즈음처럼 맑은 하늘에서도 갑자기 비가 내리는 때가 멀지 않아질 듯 싶다.
또 미「덴버」대학 환경공학 교수 「후꾸다·노리히꼬」연구진은 「요드」화 은 대신「메탈디하이드」와 「1.5 디하이드록시·나프탈렌」이라는 유기화합물을 사용, 값싸고(「요드」화 은 때의 25분의 1) 안전한 「인공강우」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인공강우」의 경비를 더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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