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본사주최|「만년 준우승」벽깬 부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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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부산고 5번 안창완의「라이트」선상을 흐르는 회심의 일타가 터지는 순간 부산고가 대통령배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만들어졌다. 8회까지 숨막히는 『영의 행진』. 작년에 준우승의 분루를 마셨고 첫 우승의 꿈에 부푼 항도의 명문 부산고와 5년 만에 패권탈환을 노리는 대구상고의 싸움은 일진일퇴의 용호상박 전이었다. l6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노린 부산고의 감격은 안창완의 일타로 폭발했다. 9회초 3번 김호근의 2루타에 이어 5번 안창완이 양일환의 제2구를 깨끗하게 통타, 균형을 깬 결승점을 올린 것이다.

<금산고 2-0 대구상>
양상문과 양일환을 「마운드」에 세운 부산고와 대구상고는 초반부터 용호상박의 숨막히는 접전을 연출, 2만5천여 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1회에서 양「팀」투수는 나란히 세 타자를 범퇴시켜 호조의「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부산고는 2회초 기선을 제압할 절호의「찬스」를 맞았다. l사후 5번 안창완이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깊숙한 내야안타를 친 후 과감한 2루「스틸」에 성공한데 이어 6번 이두환이 삼·유간을 빠지는 깨끗한 안타를 날려 1사 1·3루를 맞은 것이다.
이때 9타수 7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7번 조현재가 등장, 3천여 부산고 응원단을 큰 기대에 들뜨게 했으나 회심의 일타가 「라이너」로 유격수에 잡혀 1루 주자마저 횡사, 「더블·플레이」로 어이없이 무위가 됐다.
대구상도 2회말 「핀치」뒤에 「찬스」라는 말대로 선두 4번 신상순이 우전안타로 진루, 정석대로 5번 양일환의 「번트」로 2진하여 득점의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후속타가 불발했다.
종반전을 앞둔 6회까지 안타수 마저 3-3으로 백중지세. 다만 부산고는 6회초 1번 조성옥의 사구하나가 더 기록됐다.
부산고 타선은 7회초 소강상태를 깨뜨리려는 세찬 몸부림을 쳤다. 3번 김호량이 대구상 투수 양일환의 제3구째 직구를 정통으로 맞혔으나 대구상고 중견수 신상순이 멋지게 잡아냈고 이후 5번 안창완의 예리한 우전 안타도 이미 때가 늦은 것이었다.
8회초 부산고는 다시 좋은 「찬스」를 잡았다. 1사후 8번 장상철이 이 경기 최초의 사구를 고른 후 재빨리 2도 했고 9번 김태룡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l번 조성왕이 유격수 앞 강한 땅볼로 아슬아슬하게 살아나간 후 2루까지 전진, 2사 2, 3루의 황금기회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2번 김성호가 신중히 노리고 친 것이 2루「플라이」, 허사로 끝났다.
끈질기게 득점 「찬스」를 노리던 부산고는 9회 초에 이르러서야 마치 시한폭탄을 터뜨리듯 타선에 불을 당겼다.
선두 3번 김호근이 대구상고 양일환의 제2구를 통타, 3루를 스치듯 꿰뚫는 2루타를 날려 승리의 발판을 만들고 4번 양상문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5번 안창완이 역시 양일환의 제2구를 때린 것이 장쾌한 우월 3루타, 가볍게 황금의 선취점을 빼냈다.
이어 3루주자 안창완도 6번 이두환의 사구에 이어 7번 대타 이종운의 내야 땅볼로 승리의 함성을 터뜨리며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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