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 분규에 해결의 실마리 이종정·종회 측 동시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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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법정시비까지 벌이며 9개월째 혼미를 거듭해온 대한불교 조계종 내분이 마침내 수습의 실마리를 풀었다. 「4월 초파일」(5월 14일) 불탄 경축을 앞두고 내분수습을 서둘러온 12명의 종단 원로스님들은 20일 하오 문공부 회의실에서 회합을 갖고 내분 당사자인 이서옹 종정 측과 중앙종회 측이 공동책임을 지고 동시 퇴진하는 것만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수습방안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원로스님들은 이같은 내분수습의 대 원칙은 조계종승려 절대다수의 의견임을 확인하고 각기 수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종단 원로스님들은 그동안 문공부의 주선으로 몇 차례 회합을 갖고 내분수습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김성진 문공부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종단 원로스님들이 합의한 수습방안을 조계종 승려들의 절대다수 의견으로 받아들여 내분을 종식시키기 위한 최대한의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종단 내분수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원로스님들의 뜻대로 조계종이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돼 「부처님 오신 날」봉축행사 등이 한 덩어리로 봉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장관은 『복잡한 조계종의 각 문중대표 원로스님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날회합에선 제도적 개선을 위한 종헌·중법의 개정도 논의 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의 불교 재산관리는 법령대로 엄격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분수습의 구체적 절차와 방법 등은 앞으로 원로스님들이 계속 의견을 모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원로는 벽암, 대의, 석주, 기종, 경산, 지효, 문성, 관응, 탄허, 구산, 월산 벽안스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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