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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의 생산 연기 결정이 불씨|「중성자탄」 줄다리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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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카터」미대통령의 중성자탄 생산 연기 결정(지난 7일) 은 말썽 많은 중성자탄 논쟁을 재연시켜 미국과 서구에서 시비가 한창이다.
「카터」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중성자탄 생산을 위한 예산을 의회에 요청한바 있고 또한 중성자탄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는데 돌연한 생산 연기 결정은 그 동안 중성자탄 생산을 지지해 온 의회를 비롯해서 심지어 행정부 내에서까지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카터」의 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인 「브레진스키」조차도 이번 처사는 『「카터」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15개월만의 최악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카터」의 결정이 이처럼 요란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중성자탄이 미국만이 생산 기술을 갖고 있는 무기로 전략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소련 등 「바르샤바」조약기구군의 위협 아래 있는 서구 「나토」군 방위에 절대적인 공헌을 할 수 있기 때문.
중성자탄은 새로운 형태의 전술 핵무기이긴 하나 종래의 전술 핵무기가 그 엄청난 무차별 파괴력 때문에 사용에 대단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비해 중성자탄은 파괴 범위가 작고 인명 살상 효과는 훨씬 커 사용 가능성이 높은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랜스·미사일」과 8「인치」곡사포탄에 부착, 발사할 수 있어 기동성이 좋다는 잇점도 있다.
중성자탄은 특히 폭발시 방출되는 방사능이 「탱크」의 철갑을 투과해서 승무원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탱크」부대의 대규모 공격을 격퇴하는데 최장의 무기로 간주된다. 현재 「탱크」보유수에 있어 「바르샤바」조약기구 군에 비해 3대1(「바르샤바」군 2만5백대, 「나토」군7천대)의 열세에 있는 「나토」군은 아군 피해 없이 탱크를 격퇴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중성자탄의 생산 및 서구 배치를 필수적인 일로 생각해 왔다.
서구 각국은 국내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공공연히 중성자탄 생산을 지지하진 못했지만 내심으로는 중성자탄 생산을 열망해 왔으며 이 때문에 이번 「카터」의 결정은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다.
「슈미트」서독 수상은 13일 「카터」의 결정을 지지하나 「나토」국가들이 중성자탄을 승인하고 이무기의 배치를 받아들인다면 서독 배치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카터」의 연기 결정은「카터」스스로 밝혔듯이 표면적으로는 제2단계 전략 무기 제한 협상(SALT)과 중구에서의 소련 군사력의 감축을 위한 대소 협상 「카드」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중성자탄 하나를 생산 배치하는데 1백만「달러」정도가 들고 본격적인 배치를 위해서는 10억달러 정도가 들기 때문에 국내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중성자탄 반대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서구 각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밴스」미 국무장관이 내주 소련을 방문, SALT타결의. 가장 큰 양보 「카드」로 이 연기 결정을 내놓겠지만 타결이 잘 안될 경우에는 「카터」가 마지 못하는 듯 생산 재개 결정을 내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박정기 기자】

<중성자탄>건물과 시설은 파괴 않고 인명만 살상|소형 수폭… 반경 천3백m 내선 치명적
원자 분열 제동 장치에 중수소와 「트리튬」을 혼합한 초수소를 둘러싼 일종의 소형 수소폭탄. 폭발시 수소가 융합 반응을 일으키면서 다량의 중성자를 방출한다. 종래의 핵탄두가 폭발력과 화염으로 광범한 지역을 폐허로 만드는데 비해 중성자탄은 3천「피트」상공에서 폭발시킬 경우 폭발물과 화염이 지상에 거의 미치지 않기 때문에 건물 등 시설물은 파괴되지 않고 반경 4천「피트」이내까지 치명적인 방사능을 방출, 인명 살상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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