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나을 것" 긍정적 환자, 테니스 엘보 통증 덜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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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나을 것이다” “아프지 않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통증을 잘 극복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공현식 교수팀은 만성 테니스 엘보 환자 91명을 1년간 추적 조사한 뒤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테니스 엘보’는 격렬한 운동으로 팔꿈치 바깥쪽에 있는 힘줄이 뒤틀리면서 팔꿈치나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세수도 하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지만, 후유증이 없고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질환으로 알려진다.

공 교수팀은 테니스 엘보 환자 91명을 상담한 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힘줄이 일시적으로 약해졌다’ ‘회복할 수 있다’ 는 등 긍정적인 태도로 질환을 설명한 환자군(62명), 나머지는 ‘힘줄이 파열됐다’ ‘계속 아플 것 같다’는 등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환자군(29명)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두 그룹의 치료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는 부정적인 환자에 비해 통증을 덜 느낀다고 응답했고, 통증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질환대처 능력지수)를 측정한 결과 역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또 치료 이후 재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 비율도 조사했다. 긍정적인 환자군은 18%(11명)만이 추가 진료를 받은 반면, 부정적인 환자군은 69%(20명)에 달해 대조를 보였다. 이는 환자의 불안감과 부정적 성향이 추가 진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공 교수는 “심한 통증이 오면 환자는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고 걱정한다”며 “하지만 근골격계 질환은 심한 증상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지나친 염려가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에도 조언했다. 공 교수는 “의사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검사 결과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긍정적 태도를 가지도록 적절한 용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국제학술지인『견주관절수술 저널 (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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