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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납치」로 수사 전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은희씨 증발
【홍콩=이준기특파원】최은희씨의 실종은 북괴 또는 친북괴 공산조직에의한 계획적인 유인·납치일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수사방향이 기울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수사가 매듭지어질때까지 내용을 발표할수 없다고 말하고있으나 현재 유력한 배후인물로 쫓고있는 중국인방모씨와 이상희씨및 그 주변인물의 사상적 배경이 용공적인점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상희씨는 63년 「홍콩」 에와 유철민이라고하는 교포와결혼, 딸하나(14세가량)를 두고「홍콩」 의 북각구의한 「아파트」 에서 살아왔는데 4년전 남편이 병사한뒤부터는 일정한 주거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여인의 죽은남편은 상해에서 살다가 해방후 한때 귀국, 서울에 있다 48년 「홍콩」 에 건너가 북괴와 흥삼·해산물등을 사고팔면서부터 북괴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한국여권을 상실하게 되자 중국인 거류민증을 받아 중국인 행세를 해왔다는 것.
이 때문에 이여인도 용공분자가 됐으며(부부가 국제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설도 있음)한국교포사회에서 소외되었고 자신도 가급적 한국인과의 접촉을 피해왔다고 한다.
이여인과 함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방씨는 「마카오」에 있는 북괴요원들의 공작거점인 금강공사의 중국인 직원으로 알려져 최씨의 피납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소식통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키위해 경찰요원을「마카오」에 파견,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금강공사의 북괴요원으로 일해온 2명의 중국인중 1명의 성이 방이고 다른 1명은 당씨 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공사는 북괴의 상설상품 전시장을 위장한북괴의 공작거점으로 지난해 문을 닫은후 2층의 사무실만을 운영해오다가 2월초 사무실까지 폐쇄한뒤 중국인을 포함한 요원들이 모두 행적을 감추었다.
경찰소식통은 이여인과 방씨가 공모, 왕동일과 김규화씨를 매수, 최씨를「홍콩」에 초청케 한뒤 직접 최씨를 유인해 간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지경찰은 공식논평을 하지는 않았으나 방씨와 이여인의 사상적성향이 드러남에 따라 북괴에의한 납치가능성도 유력한 수사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한국총영사관은 17일하오 『아직 「홍콩」 경찰로부터 정식통보는 없으나 북괴가 이번사건을 계획, 실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않다』 고 말했다.
이곳에서 발행되는 화교일보는 16일자 머리기사에서 최씨는 고도로 훈련된 북괴요원에 의해 납치되어「홍콩」∼「마카오」∼중공의광주∼상해∼북경∼북한의 안주를거쳐 길주에 있다고 보도했다.
친봉만계통인 이 신문은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홍콩」 경찰이 납치설을 뒷받침하는 관계서류등의 수집을 끝내 최종입증단계에 들어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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