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원룸 재기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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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침체에 빠졌던 서울 강남권 원룸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일까. 공급과잉을 보였던 임대물량이 서서히 줄고 있으며 가격도 신축물건을 중심으로 강세다.

원룸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잠실 재건축이 시작되면서 전.월세 수요가 밀려들고 있고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올라 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이 원룸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최근에 준공되는 원룸은 주차시설 설치 강화 조치 이후 지어졌기 때문에 원룸이 안고 있던 약점을 많이 보완한 것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소로 꼽힌다.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뒤편에 최근 완공한 M원룸은 완공 이전에 12실 모두 세입자를 정했다. 13평형짜리 전셋값은 8천만원선이다. 인근에 있는 T원룸 14평형이 지난해 9월 신축 당시 전셋값은 7천만원이었다.

같은 신축건물이라도 대치동은 임대료가 더 센 편이다. 중.고교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임시거처로 원룸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잠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강남권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도 큰 이유다.

가구와 가전제품.그릇 등을 일체로 제공하는 풀옵션 고급원룸의 경우 전세가 1억원을 넘나든다.역삼동 역삼역 인근의 Y빌은 월세로만 1백30만원을 받는다. 회사원 출장수요 등 단기 거주자를 겨냥해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올 7월 이후 일반 주거지역 용적률이 세분화하면서 건축조건이 까다로워질 경우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부동산닥터 최동규 실장은 "공급과잉에 시달렸던 지난해와 달리 요즘은 공급에 못지 않게 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초동 시티랜드 안시찬 사장은 "강남 일부 지역, 신축 원룸만 반짝 경기를 누리는 것일 뿐 전반적인 회복세는 아니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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