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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법|도움말=신현식 박사<중앙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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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건축시공의 목표는 미와 기능·구조상으로 우수하고 경제적이며 신속히 완공해야하는데 있다.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최근 선진외국에서는 시공의 근대화, 즉 기계화·건식화·규격화·공장생산화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건축공사는 점차 공사용 대형기계와 각종 운반기계에 의해 조용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으며 주택도 장롱처럼 조립식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축도 점차 고층화·대형화되면서 고도의 시공기술이 요망되고 있지만 이러한 연구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경제적이고 신속한 시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법의 개발이 아쉬운 것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공법에 ICOS공법이란 것이 있다. 이는 「프랑스」에서 개발된 것으로 도심지에서 지하층 공사시 건물이 들어설 자리둘레에 중량수를 채워 넣으면서 기계로 구멍을 뚫어 지수벽을 형성시킴으로써 인접 건물에 피해를 주지 않게 하는 특수지하공법.
일본에서는 이 공법을 이미 2차대전후에 도입해 공기단축은 물론 이 공법에 필요한 기계까지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현재 20∼30종의 공법이 개발. 응용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이 재래식H「파일」공법에만 의존하고 있다. 노임이 싸기 때문에 이러한 선진공법의 적용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공정관리부문에서도 우리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막대식 또는「그래프」식 공정표에서 탈피해 「컴퓨터」를 이용한 「네트웍」식 공정표를 사용하고 있다.
미 해군성이 「폴라리스」유도탄을 제작할 때 개발한 PERT나 「뒤퐁」이 개발한 CPM식은 대표적인 공정관리 기법. 우리나라에서도 인력·기자재·공사비·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이러한 공정의 전산화 방식이 건축에도 과감히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1931년에 완공된 미국의 1백2층짜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마천루)이 기초공사완료부터 완공시까지 l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현장의 조직과 관리가 잘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골조1층을 올리는데 10일정도 소요되는 것이 국제표준이나 아직 우리나라는 30층 건물 하나 짓는데 2∼3년씩 걸리고 보면 공법과 공정관리의 현대화는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진이 없는데다 지하 10m정도만 파도 암반이 나오므로 고도화하는데는 일본보다는 훨씬 유리한 조건에 있다.
건축시공법이 현대화되고 지가의 상승으로 고층화의 필요성이 높아지면 서울 중심가에 20층 이하 건물은 자취를 감출 것이며 1백층짜리 고층건물도 등장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고층건물을 짓기 위해선 지상·지하공법의 개발·도입은 물론, 이에 따른 기계와 부자재의 개발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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