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우리주변의 부조리와 병폐를 없애기위한 연말 「캠페인·시리즈」|매연차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시꺼먼 매연을 뿜는 시내「버스」의 꽁무니를 보면 연옥이 연상됩니다. 하루종일 코가 매케한 것은 이제 참을수 있으나 안질에 걸린듯 눈이 쑤시고 눈물이 찔끔거리며 목이 따끔따끔해서 공부를 할 수 없어요. 여름에 얼굴을 닦으면 흰손수건이 새까맣게 변하지요.』
서울무악재 인근 S여고3년 조옥보양(18)은 매연 차량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서울미아리고개 옆에 사는 김순애씨(35·가정주부)는 빨래를 밖에서 말릴 수가 없다. 어린애의 기저귀에 까만 깜정부스러기가 붙어 있을때는 아찔하다. 간장 독도 열어 놓지 못해 제맛이 안난다.
해외여행을 자주하는 S물산의 박기룡씨(40)는 『미주나 「유럽」은 고사하고 동남아 어디를 가도 「와이셔츠」를 3일은 입을 수 있는데 서울에선 하루면 새까맣게된다』고. 그래서 서울시민의 연간 세탁·염색값이 34억5천만원까지 되는 것같다고 했다.
매연차량은 산업장및 주택난방시설과 함께 대기오염의 3대주범의 하나.
전국의 차량 25만7천여대의 60%이상이 5년이상된 노후차량으로 이들 차량은 일산화탄소·이산화질소·아황산「가스」·「포름알데히드」·납등 독극물과 시커먼 매연을 마구 뿜어대고 있다.
차량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는 몇분만 마시면 생명을 잃게 되며 기관지점막에 흡수되어 이를 자극하여 폐폄·기관지염의 원인이 되고 안질환을 일으킨다.
이같이 가공할 매연은▲불량「엔진」 ▲정비불량▲저질유사용▲난폭운행▲정원초과▲도로여건등 각종 원인을 안고있다.
매연과 관계를 갖는「엔진」부품은 「노즐」·「플랜저」·「딜리버리」등 3종.
이들부품은 시내「버스」의 경우 3개월이 지나면 못쓰게 되며 이를 신품으로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은 12만∼15만원.
이때문에 영세한 운수업자들은 제때 교체를 않거나 조악한 국산 재생품을 쓰고 있다.
시내 「버스」운전사 박길룡씨(42)는 『결국 우리만 골탕먹게 됩니다. 노후차를 끌고 나가 단속반에 걸리지 않을 재주가 있나요』라고 운수업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또 탈황시설이 없는 정유공장에도 매연발산의 책임은 있다.
우리나라 유류의 유황함량은 휘발유가 0·25%, 경유1%, 「벙커」C유 4%로 일본에 비해 1∼10배나 높다.
이외에도 「러시아워」이면 정원(60명)을 무시한채 1백20∼1백4O명까지 승객을 싣거나 곡예라도 하듯 난폭하게 차를 모는것도 매연의 원인.
이같은 차량운전은 불완전연소현상을 일으켜 매연과 독「가스」를 뿜어대기마련이다. <정일상기자>

<관계자의 의견>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유공장 탈황시설
▲김윤근씨 (서울지검검사장)=차량의 매연발산은 복합적인 요인을 안고 있다.
이를 해결키위해 정부는 이미 정유공장에 탈황시설을 갖추도록했으며 시내「버스」를 마력수가 높은 대형「버스」로 대체할 준비를 하고있다.
이와 병행하여 검찰은 운수업자들의▲난폭운행▲정원초과▲정비불량등으로 인한 매연발산을 줄이기위해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
지난봄 서울지검에 상설기구로 매연차량단속반을 설치한 이후 매연도 2·5도이상인 2천3백92대를 적발, 시내「버스」는 전체의 12%, 「트럭」·통근「버스」등은 0·7%가 매연차량임을 알아냈고 운수계에 경종을 준바있다.
내년에도 매연차량단속을 강화, 근절될때까지 계속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