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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만 왜 안 클까, 칼슘·철분 부족한지 점검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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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어린이 영양 불균형을 바로 잡으려면 유제품에 들어있는 칼슘·철분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양 과잉 시대다. 자라나는 어린이도 예외는 없다. 비만에 의한 어린이 성인병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10세 이하 어린이가 당뇨·고혈압 등으로 진료받은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 드러나는 비만보다 더 심각한 것이 영양 불균형이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11세에 해당하는 학령기 아동의 칼슘·칼륨·철분·비타민 등의 섭취량이 기준량에 비해 낮았다. 반면에 나트륨은 충분 섭취량의 240.1%, 단백질은 권장 섭취량의 196.6% 등 기준 이상으로 과다하게 섭취해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영양소를 균형있게 섭취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영양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면 나트륨·단백질 등 과다하게 섭취하고 있는 영양소는 줄이고, 부족한 영양소는 섭취를 늘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는 무엇일까. 첫째로 꼽히는 것은 칼슘이다.

 칼슘은 인산과 결합해 뼈를 지지하는 골격을 형성하고 뼈를 구성한다. 칼슘이 뼈에 축적되는 시기는 17세까지다. 이 시기에 뼈 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골격 형성이 뚜렷해진다. 소아청소년기에 형성된 뼈는 노년기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의 칼슘 섭취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칼슘 섭취량이 현격히 부족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2~18세의 칼슘 섭취 비율이 권장 섭취량의 60%밖에 되지 않았다.

영양 불균형으로 어린이 성인병 급증

철분 역시 반드시 필요하지만 섭취량이 적은 영양소로 손꼽힌다. 소아청소년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철결핍성 빈혈’이다. 신체 급성장이 일어나는 10세 이후에 철분 요구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체내 철분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두통·어지럼증·만성피로·집중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프랑스 로베르 데브레 병원의 에릭 코노팔 박사는 철분 결핍이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기능 이상으로 이어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칼슘과 철분 섭취가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우유 섭취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유는 대표적인 칼슘 공급원이다. 또 철분의 좋은 공급원이기도 하다. 우유 1L에는 0.5㎎의 철분이 들어 있고, 체내 흡수율은 10% 정도다. 보건복지부는 식생활 지침을 통해 소아청소년에게 매일 우유 2컵을 마시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매일 우유 2컵을 마시는 경우는 드물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소아청소년의 연령별 칼슘 섭취 음식을 분석한 결과, 1~2세인 영·유아는 필요한 칼슘의 57%를 유제품으로 섭취하는 반면, 15~18세는 24%로 유제품 섭취가 저조한 것이 칼슘 부족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차움 가정의학과 박병진 교수는 “한국인은 우유를 마셨을 때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등 유당불내증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우유 섭취량이 적다. 멸치·두부·채소 등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유와 유제품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우유도

우유 선택 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맞춤 개발된 우유를 선택하면 칼슘·철분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최근 칼슘 성분을 강화한 ‘고칼슘 우유’,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초유 성분을 함유한 ‘초유 넣은 우유’ 등 우유의 종류가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요거트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특히 그릭요거트(사진)는 그리스 등 지중해 지방에서 만들어진 요거트로 칼슘의 함량이 일반 요거트의 두 배다. 미국 농무부는 학생의 칼슘 섭취를 위해 뉴욕 등 4개 주의 학교급식 메뉴에 그릭요거트를 추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릭요거트의 판매와 소비가 늘고 있다. 우유 대신 어린이 전용 발효유를 선택하는 부모도 많다. 일동 후디스의 ‘후디스 케어키즈’는 원유 70%에 2000억 개의 유산균이 들어 있어 우유를 싫어하거나 소화시키기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우유 대신 먹일 수 있는 발효유로 인기다. 박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하루 우유 2컵으로 칼슘 400㎎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우유만으로 부족한 섭취량은 요거트 등 다른 유제품으로 채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글=신도희 기자 ,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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