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영화나 TV극화한 책이 일본선 「베스트·셀러」가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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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양서이기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후 일본의 「베스트셀러」사를 보면 원작과 영상의 결합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의 내용이 역사에 관한 것이건 문학 작품이건간에 영화화하거나 TV극화하여 「히트」할 경우 그 책은 날개돋친 듯 팔리는 것이 일본의 독서 경향이다.
복잡한 기계 문명 시대에 후진국일수록 「스크린」이나 TV 화면을 통해 한번 정한 「작품」은 일단 「읽는 것」으로 간주, 원작을 대하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경향인데도 일본에서는 「작품」을 TV 등 전파 「미디어」나 영화를 통해 본 다음 흥미 있는 것이라면 원작품을 다시 정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 매일 신문사는 전후 줄곧 권위 있는 독서 세론 조사를 해왔다. 종전 직후인 47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베스트셀러」, 인기 있는 작가, 잡지·독자가 선택하는 양서의 순위 등 다각적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에도 그 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독서 경향은 네가지 「패턴」이 있다.
첫째, 「베스트셀러」 작품을 영상화함으로써 작품이 「베스트」중에서도 더욱 「베스트」로 되는 경우가 있다. 『만가』 (원전강자), 『황홀의 인』 (유길좌화자), 『일본 침몰』(소송좌경)이 대표적인 예.
둘째, 영상화의 인기가 원작의 「베스트셀러」와 연결된 경우다. 번역 소설 『러브·스토리』가 좋은 예.
세째는 원작이 어느 정도 인기가 있다 싶으면 영화사·TV국에서 영상화하고 그 결과가「베스트셀러」의 추진력이 된 예인데 『푸른 산맥』 (우판반차낭), 『신평가물어』 (길천영치) 등이 있다.
네째로 영상과 관계없이 인기를 독차지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두의 체조』 (다호휘),『일본인과 유대인』 (이사야·벤다산) 등이다.
『인간의 증명』『팔갑전 산사의 방황』『팔개묘촌』『「에게」해에 드림』『옥문오』 등이 <최근에 사서 읽은 책>으로 「베스트」5권에 들고 있는데 이중 『「에게」해에 드림』을 제외한 4권은 현재 영화화하여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원작과 영상의 상승 작용으로 『인간의 증명』은 4백만부, 『팔갑전 산사의 방황』은 2백만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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