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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도 잠시…부인은 실신-김씨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장성병원 중환자실에 옮겨진 김씨는 사망직전까지 혼수상태가 계속돼 김진하 원장(53) 등 4명의 의료진으로부터 산소호흡기로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19시간25분만인 23일 상오10시30분 의료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졌다.
김씨는 입원당시 혈압이 0∼50이던 것이 50∼70으로 오르고 맥박은 1분간 1백8회가 95회로 정상 90이하보다 다소 높았었다.
김씨가 입원한 중환자실에는 김씨의 부인 서영순씨(29)가 먼저 입원하고 있어 부부가 병상에서 5일만에 재회했었다.
서씨는 처음 남편의 실종소식에 기절, 20일 상오9시 중환자실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던 중이었다. 김씨의 구조당시 주사를 맞고 있던 서씨는 남편이 살았다는 연락을 받고 한때 실신, 의식을 되찾았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또다시 실신했다.
서씨는 이 때문에 임신 3개월의 아기를 유산, 남편과 뱃속의 첫 아기마저 잃었다.

<시체발견>
구조반은 김씨를 발견한 뒤 1시간후인 하오 4시쯤 김씨가 구조된 곳에서 3백m 떨어진 3백「레벨」5「크로스」의 갱목 틈에 끼여 숨져있는 신씨를 찾아냈다.
신씨는 김씨와 함께 탈출하다 지쳐 쓰러진 김씨를 두고 3백m를 더 기어나갔으나 길을 잘못 들어 갱 입구 반대쪽으로 가다 숨진 것.
구조본부는 강준석씨(39·장성갱장)등 l6명의 구조반을 장성갱으로 들여보내 1차 실종자 3명에 대한 수색을 폈다. 장성갱 수색반은 하오5시40분쯤 철암사갱 3백「레벨」권양기 승강장의 하부 70m지점에서 1차 실종자 김재호·금종호씨 등 2명의 시체를 발견했다.
수색반은 이어 하오7시10분쯤 2명을 발견한 상부 20m지점에서 나머지 손식우씨의 시체를 찾아낸 것.
이들 3명은 16일 상오2시45분쯤 채탄작업을 하다 변압기 폭발사고로 연기에 쫓겨 갱속에 갇혔었다.

<순직자 주변>
신영천씨의 부인 임창순씨(25)는 남편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왜 우리 남편은 죽었느냐』면서 갱구에서 흐느껴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손식우씨의 부인 김순옥씨(34)와 김종호씨의 부인 진금자씨(26)는 남편이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실신, 각각 친지들의 간호를 받고 깨어났다.
손씨는 부인과 2남2녀·남동생·여동생 등 6명, 신씨와 김씨는 각각 부인과 1남1녀 등 3명을 부양해왔고 김재호씨는 지난달 약혼, 내년 봄 결혼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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