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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측 '아해 홍보사이트' 급조 … 검찰 "유대균 검거 땐 1계급 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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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측이 최근 미국에서 ‘아해뉴스닷컴(www.ahaenews.com)’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사진작가 유병언’ 홍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도메인 등록자의 주소는 유 전 회장의 사진 판매를 위해 세운 아해프레스와 같다. 사이트는 유 전 회장 사진을 칭찬하는 앙리 루아레트 전 루브르 박물관장 인터뷰 등의 동영상과 기고문으로 채워졌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이 자기가 찍은 사진을 고가에 계열사에 떠넘긴 것에 대해 배임 및 횡령 혐의를 적용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 수사를 위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현재까지 유 전 회장 일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페이퍼 컴퍼니(유령 회사)를 세워 계열사로부터 고액의 사진값과 각종 상표권료 및 컨설팅비 명목으로 수백억원대를 챙긴 사실도 밝혀냈다.

 유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로 맺어진 특수관계라서 측근들은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하지만 조사가 거듭되면서 차츰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임원들 비상연락망에 유 전 회장이 회장(1호 사원)으로 기재돼 있는 사실과 매달 1500만원대의 월급을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단서는 유 전 회장과 세월호 침몰 사고 책임을 직접 연결시킬 수 있는 고리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혐의 입증에 핵심 열쇠를 쥔 차남 혁기(42)씨와 두 딸,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해외에서 잠적했다. 국내에 있는 장남 대균씨도 소환에 불응한 채 종적을 감췄다. 결국 검찰은 유 전 회장을 직접 조사키로 하고 16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결국 수사의 성패는 유 전 회장의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에 달렸다. 유 전 회장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피해 구제 책임을 지우는 것도 수사팀의 과제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를 체포하기 위해 15일 새벽 경북 청송의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을 수색했 지만 체포에는 실패했다. 한편 특별수사팀은 유대균씨를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계급 특진과 포상을 실시해달라고 경찰청에 요청했다. 또 미국 체류 중인 김혜경·김필배 대표에 대해 여권 말소와 체류자격 취소 요청을 했다.

 금감원도 이날 청해진해운 금융검사 중간발표를 통해 유씨 일가가 4300만 달러(약 441억여원) 이상의 자산을 해외로 불법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 유씨 관련 일부 신용협동조합이 특별한 이유 없이 유씨 일가에게 66억원을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인천=이가영·노진호 기자,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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