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에 몇 십 만원씩 일서 호화판 책 출판 유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경=김경철 특파원】책 한 권 값이 일류 상사 과장급의 4개월 급료-. 요즘 일본에서는 책 한 권에 몇 십 만원씩 하는 초 호화판 전문서적 출판「붐」이 일기 시작했다.
출판사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기도한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문서적 출판사만 손을 댔으나 최근에는 일반 출판사도 경쟁적으로 미술관계서적을 중심으로 값비싼 책 출간에 열을 내고있다.
우선 한 예를 보면 고가 책 중에서 제일 싸다는 한 권에 10만「엔」(한화18만원)짜리 『「반쳉」도대관』이 도기관계서적 출간으로 이름 있는 웅산각(동경 도간 대전구)에서 5백88부 한정판으로 곧 출간할 예정이다.
신문광고가 나자 독자들은 책값이 잘못 실린 것 아니냐고 의아한 사람도 있었으나 책 두께가 원색「컬러」3백「페이지」를 포함, 약5백「페이지」인 이 책값은 틀림없이 10만「엔」이다.
이 고가 책은 10여 년 전 태국 등부「반쳉」이라는 마을의 고분에서 발굴한 항아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고 미술품을 소개했는데 저자는 전 미술상「오오다」(태전풍인)씨.
그는 「반쳉」고분에서 쏟아져 나온 이 고 미술품 2백여 점을 헐값으로 사들여 지난 71년 연대측정결과 기원전 3천∼5천년 전 것으로 밝혀졌으나 가짜「반쳉」항아리가 쏟아져 나오자 자기 소장의 것이 진짜라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
이런 고가 책은 대개 한정판으로 출판하는 경향을 보이고있는데 5백88부 한정판으로 출간한 웅산각에 따르면 의사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얘기다.
전문출판사가 아닌데도 값비싼 책을 출간한 예는 지난 8월 평범사가 내놓은 88만「엔」(한화 약1백60만원)짜리 『전진언원양계만다라』.
이 사진 집은 46「페이지」짜리 접는 책 2권에 4백「페이지」의 「컬러」 사진집 1권, 해설서 1권 등 4권이 한「세트」로 금실무늬 비단표지로 장식한 초호화 판인데 5백부 한정판에 정가 88만「엔」으로 발행했으나 이미 절반이 팔렸고 연내에는 품절 될 것으로 출판사측은 보고있다.
이외에도 작년에 강담사가 출판한 「컬러」판 동·식물소개 대형 책 『시볼트화우라·야포니카』는 정가 68만「엔」이며 「미기시」(삼안절자)씨의 수필집 『꽃보다 꽃다움』(구룡당)은 36만「엔」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