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신품종 개발(7)-볍씨 「내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2년에 2천7백48만섬이던 쌀 생산량이 올해에는 3천7백53만섬으로 예상되고 있다.
5년 동안 1천만섬의 증수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쌀 증산을 가능하게 한 것은 새 품종 통일 쌀의 개발·보급에 있지만 품종 혁신은 뒤를 이어 계속 일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 영남작물시험장 박내경·이수관·전병태 연구관「팀」이 개발한 「내경」(밀양 29호)은 이 「팀」이 한발 앞서 내놓은 신품종 밀양 23호보다도 밥맛, 초형, 수량성, 병에 대한 저항성이 뛰어나 새로운 장려품종으로 결정됐다.
71년 초형이 양호한 수원 231호와 다수확인 LR24를 인공교배, 6세대에 걸친 계통선발을 거쳐 76년 여름 전국 39개소에서 지방적응 연락시험을 실시한 결과 그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내경의 특징은 우선 다수확과 밥맛. 39개 시험지의 시험결과를 보면 현미수량이 보비재배에서 단보(10a)당 6백32㎏, 다비재배에서는 단보당 6백83㎏으로 통일벼에 비해 11∼16%, 밀양 23호 보다도 5∼6%의 증수를 보였다.
쌀알이 커서 1천알의 평균무게가 통일의 23.2g이나 밀양23호의 23.3g보다 1g이상 많은 24.4g을 기록했고 1개의 벼이삭에 달린 알 수도 1백22개로 통일 1백10개, 유신 1백1개, 밀양23호 1백19개보다 많았다.
밥맛도 「아밀로스」함량 19.2%로 일반미로 불려지는 「아끼바레」나 「진흥」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차기고 맛있다는 것.
「아밀로스」는 밥맛을 좌우하는 성분으로 함량이 낮을수록 우수한데 통일이 23.2%, 유신21%, 그리고 밥맛이 좋다는 진흥이 19.7%, 밀양23호가 19.5%로 내경이 가장 낮다.
심복백이 거의 없어 쌀이 맑고 깨끗하다.
출수기는 8월17일께로 통일보다 1주일 정도 빠른 중생품종. 성숙기의 노화정도가 느려 농민도 큰 일손을 덜 바쁘게 한다.
볏짚은 길이 69㎝로 통일벼의 62㎝나 유신의 65㎝보다 4∼7㎝가 길어 가마니 짜기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
통일벼의 단점을 골고루 보완한 위에 수량성을 더욱 높인 품종이라 할 수 있다.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은 도열병·고엽고병·갈색엽고병·호마엽고병 등에 매우 강하나 백엽고병 및 문고병에는 다소 약하며 애멸구·흰등멸구·끝동 매미충에는 중정도 이상의 저항성을 나타냈다.
지방적응연결 시험결과로 나타난 지역별 수량은 중부지방이 단보당 6백56㎏으로 가장 많고, 호남이 6백25㎏, 영남6백22㎏, 그리고 중산간지대가 5백96㎏으로 지역 및 위치에 마라 다소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이미 보급되고 있는 통일·유신이나 밀양 23호보다는 어느 지역에서나 수확량이 높아 북부 및 산간고랭지를 제외한 전국 어디서나 경작할 수 있다.
간척지에서도 통일의 단보당 수량 4백41㎏, 유신 4백54㎏, 밀양 23호 4백39㎏에 비해 「내경」은 4백69㎏으로 밀양 23호의 단점을 보강했다.
재배할 때는 호마엽고병·갈색엽고병 등이 발생하기 쉬운 논에 이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특히 유리하며 다수확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급적 일찍 심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78년에는 시범포에 재배, 종자를 다량 육성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