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맥주시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국내 맥주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2001년 주세율의 인하로 소비자가격이 내린 데다 이상고온 현상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전체로 볼 때는 전년 대비 2.2%의 완만한 성장을 했지만 이 역시 월드컵 특수(特需) 덕을 본 것이다. 월드컵 이후 수요는 다시 줄고 있다.

올해 역시 맥주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위스키.전통주 등 다양한 대체 주류시장의 급성장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등이 주요 원인이다.

현재 시장 상황은 1999년 오비맥주㈜가 진로쿠어스맥주㈜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의 양자구도다. 하이트와 오비만 놓고 볼 땐 시장점유율이 대략 57대 43이다.

처음 양강 체제가 됐을 때는 과거 3강체제때 맥주업체를 괴롭혔던 광고선전비 등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개선됐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국내 맥주업체가 판매하는 제품들이 대부분 90년대 중반에 내놓은 것이어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신제품 정착에 적잖은 돈이 들고 있다.

게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수입맥주도 위협적이다. 아직은 국내시장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수입맥주의 성장 가능성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소규모 맥주제조업체들도 면허를 받기 쉬워 중소업체들의 시장참여도 기존 맥주업체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시장성장 둔화, 다양한 경쟁상대 등장, 신제품 성공의 어려움 등 다양한 악재가 맥주업체를 괴롭히고 있다. 국내 맥주업계가 과거보다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신용정보 평가4실 실장 박홍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