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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총 점검…한국과 외국의 경우|명문은 많아도 학원은 없다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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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철저한 정예교육을 통해 발탁된「엘리트」들에게「영광된 장래」가 보장되는「프랑스」 고급관료나 교수·고급관리직을 바라는 야심 많은 청소년들에게도 예외 없이 고통스런 진학경쟁이 뒤따르고 있다.

<학벌 제1의 풍토>
명문학교를 나와야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학벌 제1주의」풍조는 전통적으로 문학과 철학·예술을 탐구하는「프랑스」사회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류고등학교나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진학경쟁은 치열하다.
그러나「프랑스」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와 같은「입시지옥」이란 말도 없고 입시를 위한 사설학원도 과외수업도 없다. 다만「바칼로레아」라는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학교수업에만 열중할 뿐이다.
이것은 중학교 입학 때부터 초등학교의 성적이 반영되고 사립학교 학생은 학력증명시험에 합격해야 중학교에 들어갈 수 있어 머리가 나쁜 어린이는 이때 이미 대학진학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갈 때 초등학교 성적에 품행이 매겨진「관찰기록부」가 꼬리표 처럼 붙어 간다. 우리나라 중-고교생의「생활 기록부」와 같은 것이다.
이 꼬리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성적 이외에 초등학교 4년간 관찰된 어린이들의 능력과 적성이 기록돼 있어 중학교 입학결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공립초등학교의 경우 매년 5월1일까지 대학 구 장학관에게 낸 학생들의 관찰기록부를 검토해 중학교 입학을 허가한다.
이 기록부의 평점이 좋지 않아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은 학력증명시험을 다시 치러 좋은 성적을 얻어야 희망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프랑스」의 명문고등학교인「파리」에 있는「앙리 4세」교.
이 학교는 대학입학자격시험에 많은 합격자를 내고 명문 「소르본」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이 많아 일류학교로 이름나 있다. 지난해 이 학교 졸업생들의 대학입학자격시험 합격 율은 90%이상으로 전국 평균 합격 율인 60%선보다 30%나 높았다.
명문고교라고 해서 특별한 수업은 없고 학생들이 교과목을 열심히 예습, 복습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대학입학 자격시험인「바칼로레아」시험은 매년 6월과 9월 두 차례 실시된다.
필기시험과 구술시험이 있고 필기시험 평균성적이 만점의 50%이상 돼야 구슬시험에 응할 수 있다.「프랑스」대학입학시험문제는 모두 주관식. 입학자격시험이나 일반대학「파리」고등사범대학 등 특수대학의 입시문제는 1백% 논문 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암기 식 공부나 시험장에서「커닝」은 소용없는 일.

<학교수업만 열중>
시험문제는 주로 수험생들이 ①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지 ②독자적인 문제평가를 할 수 있는지 ③답안을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테스트」하는데 있다.
올해「파리」북부지방의「바칼로레아」시험문제를 예로 들면 ▲「앙드레·말로」의「인간의 조건」 ▲「크로드· 로이」의「문학의 옹호」등에서 출제됐다.
국어(「프랑스」어) 문제를 보면「루이스·아라공」이 57년 발표한『미완의 작품』이라는 시(시)전문을 제시하고 이 시에 나타난「리듬」이 어떻게 조화돼 있는지를 서술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논문 식 출제는「파리」의 고등사범대학이나 행정대학원 등 특수대학의 입시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일반대학보다 수준이 높아 대학 2년 생의 실력이 있어야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을 정도다.
합격 선은 20점 만점에 절반선인 10점. 합격 율은 총 응시자의 60%선.
「프랑스」의 대학은 사회특수지도층을 양성키 위한 고등사범대학 행정학원 등 특수대학과 일반대학이 있다.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한 학생이 일반대학에 지원할 경우 별다른 전형시험 없이 입학이 허가된다.
그러나 고등사범대학 행정학원 등 특수대학은 대학진학 예비학교를 거쳐 특별전형시험에 합격해야 입학할 수 있다.

<관리대우의 학생>
이 예비학교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양학부 격. 학생은 40명 선인 소수정예. 철저한「엘리트」양성교육기관이다.
예비 교 입학생은 대학입학자격시험합격자의 9%선. 이들 학생 중 10%선이 고등사범학교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특수대학의 문은 좁다.
특수대학응시는 3회로 제한, 3년 계속 입시에 낙방할 경우「엘리트」로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막힌다.
「3수 생」은 일반대학에 편입, 일반 교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특수대학생이 되면 하루 아침에 사회적 대우가 달라진다.
학생이면서도 관리 대우를 받아 매달 2천6백「프랑」을 받는다. 이 장학금은「프랑스」 재벌 급 기업체 중견사원봉급인 2천「프랑」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행정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은 재무 성 등 정부부처에서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해 가는 영광이 보장되고 있다.
따라서 특수대학에 진학키 위한 예비교의 수업시간은 주23시간 정도이고 학교 수업시간 보다 많은 30여 시간을 집에서 공부해야만 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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