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제2지구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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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트슨」군, 준비가 다 되었으니 이리와 주게!(Mr. Watson, Come here! I want you).』
미국의 전화발명가 「알렉산더·그레이엄·벨」이 인류최초로 전화기에다 대고 외친 소리다. 「워트슨」는 그의 조수. 1876년 3월10일의 일이다.
전화란 음파진동을 전류로 변환시켜 음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실용적인 전화기를 발명해서 첫 통화를 한 사람은 「벨」이지만, 실상 전화의 원리를 발견한 학자는 미국의 「페이지」다. 전화기 발명의 해인 1876년보다 거의 40년전인 1837년에 이미 전화의 원리는 밝혀져 있던 셈이다.
전화를 비롯한 전파매체의 매력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의 영상이나 그 음성을 바로 눈앞의 것처럼 보고들을 수 있다는데 있다. 원래 「텔리비전」(television)·「텔리폰」(tele-phone)의 tel은 「그리스」말로 원격의 뜻이고 vison 또는 phone은 영상과 소리라는 뜻이다.
이젠 달나라에서 작업하는 우주인의 모습까지도 안방에 앉아서 생방송으로 볼 수 있고, 직접 통화할 수도 있게된 것이다.
이래서 오늘날의 인류는 전우주와 합께 호흡하고 함께 생활하는 우주가족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오는 9윌l일부터는 「전세계 직통통화권」에 들어간다. 70년 이후 지금까지 일본·미국 등 태평양지역 통신위성과 송, 수신 지구의 절반지역만 직접송신이 가능했었는데 이번에 충남금산에 제2위성 통신지구국이 완공됨으로써「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까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1898년 궁내부 주관의 전화교환시설이 궁중을 중심으로 개통되면서 개시된 전화사업이 실로 80년만에 시대적 흐름의 첨단에 서게 되었다고나 할까.
전파매체가 생활수준과 경제활동의 척도일진대 우리도 전세계 직통 통화권에 접어들면서 일면 자부심과 긍지마저 느낀다. 그것은 매년 늘어나는 국제전화 돗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본과의 통화돗수는 68년에 20만1천7백l6번이던 것이 74년에는 그 9배가 넘는 1백89만5천2백83번에 달한다. 미국과는 15배가 넘는다.
그만큼 우리네 생활이나 사회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뜻도 된다. 이러한 변모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과학과 기술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변혁을 선도하는 과학기술을 뒤따르지 못하는 사람들 의식이 종종 문제가 된다. 과학기술은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데도 이를 고집하는 경우다.
예컨대 중동에서 일어나는 사건조차 서울에서 전화나 TV화면을 통해 곧바로 이해하는데 겨우 5백km거리 안에서 생활하는 국민들이 전파매체의 편의적 운영으로 서울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고 지내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고침
작일 본란2단 21행중「하루 30회」는 「하루 3천회」의 잘못이었기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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