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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 「로스앤젤레스」북쪽 「카디너스베이」라는 곳에는 출력3백만kw의 원자력발전로 4기와 처리시설이 들어선 세계최대의 원자력단지가 있다. 이름은「프로메테우스」.
공식시운전의 날이 다가왔지만 책임자는 자신이 없다. 그래서 그는 운전개시를 연기하려 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적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전을 강행하게 된다.
바로 이 때 노심에 이상이 생긴다. 급격한 온도상승이 일어나고 『최대 가상사고』라는 배관의 「길로틴」파열이 생긴다.
또 하나 「캐나다」의 「토론토」시 교외에 있는 원자발전로에서 작업 중에 지진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방사능이 외부에 확산되고 이어 중수도 새어 「토론토」시내엔 대화재가 일어난다.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들은 아니다. 하나는 『「프로메테우스·크라이시스」-붕괴하는 거대원자력발전소』라는 소설. 또 하나는 「캐나다」일간지의 과학부장이 쓴 『원자로붕괴의 날』이라는 공상과학소설. 미국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인간이 새로 발명해 낸 『제3의 불』은 이처럼 위험한 것일까? 2년 전에 미MIT의「노먼·라스무센」교수가 발표한 바로는 원자력발전소의 주변에서 백명이상의 사자가 생길 정도의 사고는『원자로 1기를 1백40만년동안 운전해도 한 번』있을 정도일 뿐이다.
이게 맞는 얘기든 아니든, 우리는 날로 심각해 가는 「에너지」위기를 이겨내려면 어차피 원자력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될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핵연료 1kg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석탄의 약3천t분에 맞먹는 것이다.
지난 20일 동해의 아침햇빛을 받아가며 경남양산군고리라는 한 작은 어촌에서 『제3의 불』이 전력을 내기 시작했다.
고리원자력 1호기가 시험송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래서 우리 나라도 이제 세계에서 20번째의 핵발전국이 된 것이다.
아직은 6만kw밖에 가정송전을 하지 못하지만, 연말부터는 60만kw 가까운 발전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보다 규모가 배에 가까운 5, 6호기도 내년부터 착공되리라고 한다.
그러나 너무 원자력발전에만 힘을 쏟는 것도 좋지는 않을 듯하다. 새로운「에너지」원의 개발을 위한 세계각국의 연구는 상당히 진척되고 있는 것이다.
태양열을 이용하는「선샤인」계획도 있다. 지열발전방법도 있다. 풍력·조력발전도 있다.
최근에 제일 관심거리가 된 것은 물을 연료로 하는 핵융합이다. 태양이며 밤하늘에 빛나는 별의 「에너지」도 핵융합에 의한 것이다.
이런 연구의 실용화에도 우리가 뒤질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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