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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수 전문가 양상문, LG 반전 드라마 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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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김기태 감독 사임 후 LG는 깊은 침체에 빠졌다. LG 선수들은 11일 넥센에 1-8로 대패한 뒤 양상문 감독이 선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민규 기자]
부산고 유니폼을 입은 양 감독이 경남고 출신들과의 라이벌 매치에 나선 모습. [김민규 기자]

꼴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LG가 양상문(53)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기태(45) 감독이 물러난 지 18일 만에 인선을 끝냈다.

 LG는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1-8로 대패한 뒤 양상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이날 LG 선수단 엔트리 감독란에는 여전히 ‘김기태’라는 이름이 올라 있었고, 지난달 23일 이후 조계현(50)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끌고 있었다. LG는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후 2주 넘게 리더십 공백을 겪다 여론이 나빠지자 감독 선임을 서둘렀다.

 지금까지 LG 구단은 ‘감독이 없고 감독대행도 없는’ 어정쩡한 상황을 방치해 왔다. 김 감독 사퇴 후에도 “김 감독이 돌아오도록 설득하겠다”며 며칠을 보냈고, 조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를 공식화하지도 않았다.

 그사이 LG는 점점 더 무너져갔다.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자 코치와 선수들이 흔들렸다. 새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팀을 떠나야 할 코치도 있고, 자리를 빼앗길 선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물러난 뒤 11일까지 6승11패에 그친 LG는 여전히 최하위(10승1무23패)에 머물고 있다.

 결국 LG는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양 감독을 선임했다. 양 감독은 1994년 롯데에서 코치생활을 시작했고, LG에서도 2002~2003년, 2007~2008년 투수코치를 지냈다. 2003년까지 3년 연속 꼴찌였던 롯데 감독으로 부임해 2005년 탈꼴찌(5위)에 성공한 이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 감독 체제에서 스타로 성장한 선수들이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강민호·장원준(이상 롯데) 등이다.

 투수 전문가이자 합리적인 지도자로 유명한 양 감독은 “부담과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 LG를 명문 구단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양 감독은 2017년까지 3년6개월 동안 계약금과 연봉으로 총 13억5000만원을 받는다.

 혼선과 잡음 속에서 LG는 새 감독을 뽑았다. 아직 94경기나 남아 있기 때문에 반등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투타 균형이 깨지고 무기력증 조짐까지 보이는 LG가 단기간에 확 바뀔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LG는 11일 경기에서 외국인투수 리오단을 선발로 내고도 힘을 쓰지 못했다. 0-2이던 2회 넥센 강정호에게 만루홈런을 맞는 등 5점을 빼앗겼다. 4회에는 홈런 선두 넥센 박병호에게 솔로홈런(시즌 14호)을 허용했다. LG는 주말 3연전 내내 박병호에게 홈런 한 방씩 맞았다.

 LG는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면 불펜이 무너지고, 마운드가 안정된 날이면 타선이 침묵한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일으켰던 LG의 ‘신바람 야구’가 거짓말처럼 멈췄다. 이른 시간 안에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과거처럼 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신임 양 감독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이다.

 ◆나성범 6타점 … NC 10-1 대승=NC는 롯데와의 마산경기에서 스리런홈런 포함, 6타점을 쓸어담은 나성범을 앞세워 10-1로 이겼다. NC 선발 찰리는 7이닝 동안 3피안타·1실점으로 2연승을 거뒀다. 라이벌전에서 2승1패를 기록한 2위 NC는 선두 넥센을 0.5경기 차이로 쫓고 있다. 두산은 잠실 삼성전에서 9회 1사까지 3피안타·1실점으로 막은 볼스테드의 호투로 8-1 승리를 챙겼다. KIA는 대전 한화전에서 1회 필의 결승 3점포에 힘입어 5-2로 이겼다.

글=김식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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